주말 내내 집에 앉아 야구를 보면 최소 4시간, 축구를 보면 최소 2시간을 소파 등과 한몸이 된다. 혼자서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함께 사는 사람은 야구 배트를 휘두르고 싶거나, 혹은 축구화를 신고 발길질을 하고 싶을 수도 있다. 미식축구는 또 어떠한가? 왜 그렇게들 미식축구는 보면서 무조건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 그렇게 컨셉을 만들고 키워나간 NFL과 맥주 광고회사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계획도 없이 나갔다가는 프리웨이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오히려 더 큰 싸움이 벌어지거나, 혹은 괜히 예정에도 없던 곳을 방문하면서 지출만 늘어나 다음주 부터는 뭘 먹고 살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등잔밑이 어둡다. 정말 어둡다.
한 여름밤의 콘서트는 LA 곳곳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그렇다고 하기에는 수백명이 모여있었다) LA 곳곳의 공원에서 매주말 무료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U2, ABBA, 비틀즈서부터 베토벤, 모짜르트까지 물론 다 아마추어 밴드들이 하는 공연이지만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그리고 잊지 말자 무료공연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출연료를 주지 않는다.
남가주 인근 200여 공원에서 매주말 여름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4~5시간씩 공연과 행사 등이 이어지고, 주말이라고 어디 갈 수도 없는 지역 정치인들이 나와 주민들과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 넓디 넓은 잔디밭에 누구는 자리를 깔고, 누구는 접이식 의자나 간이 침대를 눕혀 음악을 즐기고 가져온 음식을 즐긴다. 아이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가져온 장난감을 들고 이리저리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생소하다. 잔디에 앉아있자니 모기가 끝도 없이 달려든다. 나만 이리저리 팔을 휘저으며 모기를 쫓고 있나 싶을 정도로 남들은 모기에게의 헌혈에 관대하다. 저렇게 낮은 접이식 의자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모인 관중들은 상당수가 낮은 접이식 의자를 이용했다. 그리고 각종 음식들도 엄청나게 준비해와 저녁시간을 즐겼다.
참고로 이런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곳에서는 바베큐 파티나 향기가 많이 나는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남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 아니다. 남들이 너무나 먹고 싶기 때문이다. 먹고 싶다는 아이들을 달래는 것도 힘들다. 자제하자. 거기서 삼겹살 구워먹고, 김치찌개 끓여먹고, 이런거는 집이나 다른곳에 가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차라리 집에서 노느니, 차라리 소파와 한 몸이 돼 어느새 서로 꿈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느니, 아마추어 밴드들은 커버곡 공연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하는지 확인도 할 겸, 나도 뛸 수 있구나? 달리기 하는 법을 잊었었던건 아닌지 뛰어도 볼겸, 간만에 식구들과 엉덩이 붙이고 앉기도 할겸. 나가자. 도대체 어디로 가냐고 물으신다면 아래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길.
http://www.seecalifornia.com/entertainment/concerts/california-summer-concert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