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도 코로나처럼 숨 내쉴 때 전염…기침전파 통념 깨졌다
기침 통한 균 배출은 전체의 7%에 불과
기침 환자 주 감염경로란 기존 인식 뒤집혀
결핵균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균 보유자의 호흡만으로 전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그동안 이를 부정하는 오랜 믿음을 뒤집는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NYT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자들이 수백년 동안 이어진 의학적 도그마를 뒤집었다면서 결핵환자의 날숨이 기침보다 더 큰 감염경로일 수 있음을 밝혔냈다고 전했다.
연구자들은 결핵 환자가 크게 날숨을 내쉴 때 배출되는 작은 물방울 즉, 에어로졸(공기중 전파)의 90%에 결핵 박테리아가 함께 배출된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19일 열린 온라인 학회에서 발표했다.
이 발표는 코로나 팬데믹 현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에어로졸에 실려 공중을 부유하며 특히 실내에서 더 전파력이 높은데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이 같은 감염경로가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다.
결핵은 결핵균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질병으로 주로 허파를 공격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주 결핵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다음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질병으로 지난해 15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이는 최근 10년 사이 처음으로 사망자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병원 접근이 어려워지고 의료전달 체계에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결핵환자가 580만명이 발생했다. 그러나 WHO는 밝혀지지 않은 환자가 1천만명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의식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한 케이프타운 대학교 대학원생 라이언 딘켈레는 “우리 모델에 따르면 에어로졸 배출과 결핵균 배출이 결핵 증상이 없어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교도소처럼 실내에 사람이 과밀한 장소에서 결핵이 코로나처럼 확산되는 이유를 설명하며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창문을 열며 가급적 실외에 머물도록하는 방법들이 결핵 감염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버트 호스버 보스턴대 감염학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켜본 많은 결핵전문가들이 코로나를 결핵의 확대판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기존에 연구자들은 대부분 환자가 기침을 할 때 박테리아가 포함된 물방울이 공기중에 배출되면서 감염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환자가 호흡을 하면서도 박테리아가 일부 배출되지만 기침보다는 크게 적다는 것이다.
새로운 발견도 그런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침 한번에 포함되는 박테리아가 날숨 한번에 포함되는 박테리아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핵환자가 하루에 2만2000번 숨을 쉬는데 비해 기침은 500번 이내여서 기침을 통해 배출되는 결핵균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고 딘켈레 연구원이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좁은 장소에 장시간 앉아 있는 혼잡한 버스나 학교 또는 직장에서는 “호흡만으로도 기침보다 훨씬 감염이 쉽게 될 수 있다” 강조했다.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결핵 환자들 가운데 전염력이 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브라운대학 결핵전문가 실비아 치앙박사는 결핵환자가 호흡으로 내뱉는 에어로졸을 통해 균의 90%가 배출된다고 해도 이 경로로 90%의 감염자가 발생하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은 심한 기침과 체중감소를 겪은 결핵환자가 병원에 와서 증상을 호소할 때까지 기다리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호스버박사는 “코로나처럼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핵은 1000년 이상 인류를 괴롭힌 것으로 추정되며 발견된 지도 150년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