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의 유해 송환식으로 보이는 장면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파병 부대에 작전계획과 공격 명령을 하달한 사실을 보여주는 화면도 송출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1주년을 맞아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과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러시아 예술인들의 평양방문공연 및 북한 예술인들의 답례공연 장면을 30일 방송했다.
방송을 보면 무대 배경이 되는 대형 스크린에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군인 사진이 여러 차례 내걸렸다. 북한은 이미 대내외적으로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했지만, 주민들이 보는 매체를 통해 파병 군인들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화면에는 겨울용 외투를 입은 김 위원장과 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북한 국기인 인공기가 덮인 관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1만1000여명을 보내는 것으로 파병을 시작했는데, 이미 겨울부터 유해 송환이 이뤄졌다고 추정된다.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찍은 사진, 북한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수첩의 메모 사진도 포착됐다. 수첩에는 ‘드디어 결전의 시각은 왔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안겨주신 하늘같은 사랑과 믿음을 안고 성스러운 싸움에 주저없이 용감하게 (후략)”라고 써있다.
김 위원장이 무언가를 지시하는 듯한 모습과 함께 ‘2024년 10월 22일, 2024년 12월 12일, 2024년 12월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쿠르스크 해방을 위한 작전 계획 비준, 특수작전 부대들에 공격작전명령을 하달’이라는 자막도 등장했다.
주민들에게 파병 정당성을 선전하면서, 참전 군인들의 희생 정신을 부각해 내부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민들에게 파병 관련 사진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볼 때 앞으로 전사자에 대한 예우 차원의 추모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