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퍼낸도 밸리 한복판에서 광케이블이 고의로 절단돼 LA와 벤추라 일대 최대 5만여 명이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에서 완전히 차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스펙트럼은 이 사건을 단순한 파손 행위가 아닌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건은 지난 6월 15일 밴나이스에서 벌어졌다. 총 13개의 광섬유 케이블이 고의로 절단됐고, 이로 인해 군 기지, 911 응급 서비스, 경찰서, 소방서, 금융기관, 병원, 교육기관 등 핵심 공공 인프라가 마비됐다. 일부 셀 타워까지 작동이 중단되며 모바일 서비스도 타격을 입었다.
스펙트럼의 모회사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arter Communications)는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핵심 통신망을 겨냥한 의도적 범죄행위”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규모 통신장애로,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윈프리 CEO는 “이번 공격은 단순한 기물 훼손이 아니다. 이는 국가 전역의 가정과 기업, 공공 서비스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범죄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방과 주정부는 즉각적으로 이 사건을 중범죄 및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경찰과 검찰의 신속한 수사 및 강력한 기소를 촉구했다.
피해 지역에 포함된 존 리 LA 시의원도 “군 기지와 긴급 구조망까지 마비된 이번 사건은 사실상 국가 안보 위협 수준”이라며 “납세자와 지방 정부에도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LA경찰국(LAPD)은 여전히 이 사건을 ‘기물 훼손’ 수준의 중범죄로만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LAPD는 공식 성명을 통해 “밴나이스 광케이블 절단 사건은 현재까지는 국내 테러로 간주할 근거가 없다”며 “기존 절단 현장과 수집된 증거에 따라 기물 훼손 수사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최대 30시간 이상 이어졌고, 피해 지역은 샌퍼낸도 밸리 전역과 벤추라 카운티 일부까지 확산됐다.
한편, 스펙트럼 측은 범인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제공할 경우 최고 2만5천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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