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서 사실상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시 전역에서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인구 밀집도는 높고 차량 의존도도 큰 한인타운 지역에는 충전기 설치가 매우 저조하다.
최근 LA통계전문매체 크로스타운이 공개한 LA시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허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쉐먼오크스(Sherman Oaks)에는 무려 405건의 EV 충전기 설치 허가가 발급된 반면, 왓츠(Watts) 지역에는 단 7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목록에서 한인타운(Koreatown)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충전 사각지대”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기차 인프라 격차는 소득 격차와 직결된다. 가장 인기 있는 EV인 테슬라 차량의 구매층이 중산층 이상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고소득 지역에 충전기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저소득 및 이민자 밀집 지역의 전기차 확산을 가로막는 구조로 작용한다.
한인타운 주민 이 모 씨는 “전기차로 출퇴근을 하려 해도 충전기가 거의 없어 망설이고 있다”며 “결국 중고차나 휘발유 차량을 다시 선택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교통 정책을 강조해온 LA시 당국이 충전 인프라 격차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특히, 한인타운과 같은 다인종 밀집 지역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인식 개선 캠페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