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한인 식당과 한인 인플루언서 간의 리뷰 갈등이 SNS에서 표면화돼 한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 선 곳은 얼마 전 LA 한인타운내 코리아타운 플라자로 이전한 한인 식당 ‘산'(Mountain BBQ)
한 인플루언서 손님의 SNS 리뷰를 계기로 시작된 논란은 식당 측의 과민한 대응과 손님의 과도한 공개 비판이 맞물리며 한인타운 내 자영업자들과 소비자 또는 인플루언서간 갈등 구조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한인 식당에 대한 리뷰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무료식사 받은 인플루언서, “서비스 불편 ..정직한 리뷰였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이 인플루언서가 이 식당측과 단순한 고객 관계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논란이 된 이 이 한인 인플루언서 일행의 식사 자리는 무료 식사 제공을 조건으로 인스타그램 홍보용 영상을 제작하기로 한 사전 합의에 따라 진행된 협찬 방문이었다.
식당 측은 “합의된 메인 메뉴 외에도 추가로 지인들과 아이까지 챙겨드렸다”며 성의껏 대접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한 결과물이 ‘릴스 영상 한 편’뿐이었는데, 사전 통보 없이 Yelp 리뷰에 별점 4개가 남겨진 것을 두고 불만을 표했다.
갈등의 시작은 인플루언서 R씨가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산 식당(Mountain BBQ) 방문 당시의 불편함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몸이 아픈 상황에서 음식 제공이 늦어졌고, 직원들의 태도가 무성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 2만 1천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평소에도 음식 및 여행 관련 리뷰를 활발히 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이렇게 밝혔다.
“저는 정말 honest한 리뷰를 한 것 뿐이에요. 제가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 것이지, 악의적인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에요. VIP나 단골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겪은 불편함을 이야기할 권리가 있어요.”
식당 측, “직원 보호가 우선… 인플루언서 리뷰 악의적 공격”
산 식당(Mountain BBQ) 측도 이 인플루언서의 SNS 리뷰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식당측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나서 논란이 확산됐다.
“Mountain BBQ는 고객님들의 소중한 피드백을 항상 귀 기울여 듣습니다. 다만, 최근 발생한 상황에 대해선 직원 보호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인플루언서 분께서 리뷰를 통해 전달하신 불편사항에 대해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며,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당시 현장 상황과 달리 왜곡된 내용이 퍼지며 직원들이 정신적 상처를 입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이어 “근거 없는 비난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식당측은 해당 손님이 남긴 별점 4개 리뷰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며, 별점 5개가 아니면 불쾌하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모든 손님이 5점을 줄 의무는 없으며, 별 4개 역시 긍정적 리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태도는 과도한 평가 강요라는 지적도 있다.
갈등의 본질은 ‘서비스 문제’… 양측 모두 과잉 대응
이번 논란의 핵심은 결국 서비스 미흡 여부다. 인플루언서 손님이 문제를 제기한 서비스 지연과 불친절이 사실이었다면, 식당은 먼저 이를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식당 측은 ‘직원 보호’를 내세워 문제 제기 자체를 악의적 공격으로 단정지어버렸다.
반면, 이 인플루언서 손님 역시 SNS라는 공공 채널을 통해 식당의 실명과 사진을 거론하며 과도한 공론화를 유도한 측면이 있다. 현장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도 있었던 문제를 곧바로 공개 비판으로 확산시킨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한인타운 내에서 이런 갈등이 공개적으로 터진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단골과 친분 위주의 영업 관행, 소비자의 입소문 의존 문화 속에 감춰져 있던 서비스 불만이 SNS를 통해 폭발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리뷰 논쟁을 넘어, 한인타운 식당들의 서비스 문화와 소비자 권리 인식 모두를 돌아보게 한다. 식당이 고객의 불만을 귀 기울여 듣고 개선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인플루언서 손님 또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전에 해결을 시도했더라면, 갈등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익명의 공간에서 누구나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 한인타운 식당들과 소비자 모두가 책임 있는 태도와 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