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이스라엘에서 열렸다.
100만 명 시민이 거리로 나와 정부에 휴전안 수용을 요구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거부하며 군사 작전 확대 방침을 확고히 했다.
26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선 하마스와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막고, 장관들 자택으로 행진을 벌였다. 일부 도로에선 방화도 발생했다. 텔아비브 인질 광장에만 주최 측 추산으로 35만 명이 운집했다.
인질 롬 브라슬리브스키의 아버지 오피르는 “내 아들은 죽어가고 있다”며 “내 아이를 시신으로 받고 싶지 않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난 더 이상 누구도 믿지 않는다. 총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며 “내가 믿는 유일한 사람은 군 참모총장뿐이다”라고 호소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전날 정부가 인질 협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선택권은 네타냐후 총리 손에 달려 있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인질 노암 페리의 딸 하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스라엘 국민은 이 전쟁이 끝나고 인질이 귀환하길 원한다”며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트럼프는 역사를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예루살렘 소재 네타냐후 총리 집무실 앞에도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같은 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회의는 하마스가 수용한 부분 휴전안에 대한 투표나 논의조차 없이 종료됐다.
대신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전원 석방이 포함된 포괄 합의만 논의할 것이며, 하마스 압박을 위해 가자시티 점령 작전을 확대할 것이라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장관들 자택 앞에서 매일 시위를 벌여 항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협상을 중재국인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비난하며 휴전안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마제르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올라온 휴전안은 이스라엘이 원하는 것과 90% 일치한다”며 “공은 이제 이스라엘 쪽에 있는데, 이스라엘은 합의에 도달하길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채널12에 따르면 이집트 측도 이스라엘이 8일 넘게 휴전안에 답하지 않는 데에 실망과 좌절,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달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