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스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시구한 뒤 마운드에 오른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749일 만에 승리를 수확했다.
오타니는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다.
87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는 삼진을 9개나 솎아냈고, 볼넷은 2개를 내줬다.
다저스가 4-1로 앞선 6회초 잭 드레이어에 마운드를 넘긴 오타니는 팀이 5-1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첫 승리(1패)를 신고했다.
오타니가 빅리그에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3년 8월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749일 만이다.
2018년 MLB에 데뷔해 투타 겸업을 펼치던 오타니는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2024시즌 타자로만 뛰었다.
투수로도 나서기 위해 재활을 이어온 오타니는 올해 7월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마운드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1이닝만 소화한 오타니는 이후 꾸준히 이닝을 늘려왔다.
오타니는 애초 이달 14일 에인절스전과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5이닝을 소화할 계획을 세워 승리 투수가 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14일 경기에서 4⅓이닝 4실점으로, 21일 경기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올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던지면서 호투를 선보여 승리에 입맞춤했다.
이날 경기에선 최근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이 시구에 나섰다.
손흥민은 경기에 앞서 본인을 상징하는 등번호 7번과 ‘SON’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등장했다. 공을 정확히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은 손흥민은 “잇츠 타임 포 다저 베이스볼”을 외치며 경기 시작을 알렸다.

시구 행사가 끝난 후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안타 1개만 내주고 1회초를 마무리했다.
2회초 선두타자 개빈 럭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오타니는 연속 볼넷을 내준 후 폭투를 범해 1사 2, 3루에 몰렸지만, 키브라이언 헤이스와 맷 매클레인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오타니는 3회초 1사 후 노엘비 마르테에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신시내티에 선취점을 줬다.
이후 두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내 더 실점하지는 않았다.
오타니는 삼진 1개를 곁들여 4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냈고, 다저스는 4회말 4점을 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1번 타자로도 나선 오타니는 역전의 발판을 놨다. 4회초 투구를 마친 직후 4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우전 안타를 날렸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디 파헤스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를 이어간 다저스는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2사 만루에서 달턴 러싱이 중전 안타로 주자 둘을 홈에 부르면서 다저스는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오타니는 5회초에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오타니가 6회초 교체된 가운데 다저스는 8회말 터진 마이클 콘포토의 우중월 솔로포로 1점을 추가해 승부를 갈랐다.
약 2년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낸 오타니는 타석에서는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 중인 다저스는 77승 57패를 기록,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75승 59패)와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