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의 핵심으로 발돋움한 공격수 손흥민(33)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과 함께 미국 무대를 누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6일 오후 2시 뉴저지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9일 A매치 친선 경기를 갖는다.
이후 9일 오후 6시 테네시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두 번째 친선전을 치른다.
지난 6월 A매치를 통해 북중미행을 확정한 한국은 이번 9월 A매치 친선 2경기를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이에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손흥민 등 최정예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핵심 미드필더인 황인범(29·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낙마해 서민우(27·강원FC)가 대체 발탁되는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은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북중미를 준비하는 과정인 만큼 다양한 실험이 예상되는 가운데, 변화를 맞은 손흥민의 활용법에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달 7일 10년 동안 활약했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홋스퍼를 떠나 미국 LAFC로 이적했다.
당시 손흥민은 내년에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MLS 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만큼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이적 사흘 만에 데뷔전을 치러 페널티킥을 끌어내는 등의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은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선발, 첫 도움을 작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FC댈러스와의 리그 원정 경기(1-1 무)에선 마수걸이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1일 샌디에이고와의 홈 데뷔전(1-2 패)에선 최전방 공격수로서 풀타임 소화하며 골대를 맞추는 등 여전히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하기도 했다.
역전패를 당했다는 결과는 아쉬웠지만, 손흥민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측면 역할을 소화했던 토트넘 시절과 달리, 손흥민은 LAFC에서 최전방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홍 감독 역시 이번 9월 A매치 명단 발표에서 손흥민을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로 분류했다.
대표팀에서도 최전방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당시 “손흥민은 이미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뛴 적이 있다. 또 손흥민이 해온 측면을 다른 젊은 선수가 할 수 있게 됐다”며 “손흥민이 이제는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걸 충분히 해줄 거로 생각한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주전 자원으로서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건 계속되지만, 주장직을 이어갈지는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손흥민은 지난 2018년부터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명단 발표 때 주장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던 홍 감독은 지난 1일 미국 출국 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은 “손흥민 주장 변경을 언급한 것은 앞으로 팀과 선수들의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남은 10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주장 교체는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내가 결정하겠지만 그 전에 모든 구성원 의견을 듣고, 또 본인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 충분히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2002 한일월드컵 개막을 2개월 앞두고 주장을 맡았다”며 “주장을 맡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9월 A매치에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아 어떻게 수행해 낼지, 또 주장직은 이어갈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