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홋스퍼를 떠난 가운데, 다니엘 레비 회장까지 사임을 발표했다. 토트넘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토트넘은 5일(한국 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비 회장이 약 25년 동안 맡아온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토트넘은 지난 25년간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20시즌 중 마지막 18시즌은 유럽 대회에 출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구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선수, 유스 아카데미, 그리고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장과 최첨단 훈련 센터 등 시설에 꾸준히 투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고 수준의 대회에서 꾸준히 경쟁했고, 최근에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포함해 경기장 내에서 수많은 성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레비 회장이 부임하기 전에는 잉글랜드 전역은커녕 지역인 런던에서도 강호로 평가받지 못했던 팀이다.
그러나 레비 회장이 부임한 지난 2001년부터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 등과 함께 ‘EPL BIG6’로 분류될 정도로 성장했다.
2008년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진출(준우승), 2025년 UEL 우승뿐 아니라 2019년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이라는 신식 구장 이전까지 모두 레비 회장의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토트넘의 최전성기로 불리는 2016~2017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DESK라인(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이 가동된 것도 레비 회장과 당시 사령탑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의 합작품이었다.

다만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사업가적 면모를 보였지만, ‘짠돌이 협상가’라는 이미지도 있어 팬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었다.
에릭센, 알리, 케인이 차례로 팀을 떠났고,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헌신했던 손흥민도 2024~2025시즌을 끝으로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했다.
그리고 역대 EPL에서 가장 오랫동안 회장직을 맡아왔던 레비 회장까지 사임하면서 토트넘의 한 시대가 저물게 됐다.
레비 회장은 “경영진, 모든 직원이 함께해 온 업적이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는 이 클럽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세계적인 빅클럽으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공동체를 만들었다”며 “모든 선수, 감독 등 수년간 이 스포츠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행운을 누렸다”고 사임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날 응원해 주신 모든 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항상 순탄했던 여정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앞으로도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트넘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피터 셰링턴이 비상임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구단 소유권이나 주주 구조의 변화는 없다고 한다.
레비 회장의 후임이 된 셰링턴 비상임 회장은 “훌륭한 구단의 비상임 회장이 돼 영광”이라며 “구단 안팎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