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만의 물동량은 한때 최고치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항만이 지난달 20피트 길이의 컨데이너 단위(TEU)로 측정한 수입 컨테이너 94만4832개를 처리했는데, 이는 남부 캘리포니아 항만들이 1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기록을 세웠던 7월과 비교해 6.6% 감소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진 세로카 LA항 전무이사는 “우리는 이미 ‘피크 중 피크’를 봤다”며 “소매업체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 연말 상품을 미리 들여왔기 때문에 6월 말부터 7~8월까지가 피크였고, 9~10월 화물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항만들은 올해 내내 부과 예고됐다 철회되길 반복했던 관세 정책 때문에 화물 물동량의 급격한 변동에 시달렸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소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은 물품을 서둘러 들여오기도 하고, 주문을 잠시 중단하거나 취소하기도 했다.
LA·롱비치 항만은 연초에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소매업체들이 물품을 서둘러 반입하면서 강력한 수입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5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135%까지 올리자 수입량은 급락했다.
이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대폭 인하하자, 올여름 컨테이너 처리량은 다시 급증했다. 이는 소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이 8월 초 발효된 다른 국가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물품을 서둘러 들여온 결과였다.
현재 수입업체들은 관세 불확실성, 변화하는 무역 정책, 소비 지출 둔화에 대한 우려로 물량을 줄이고 있다.
전미소매연맹(NRF)은 12월 수입 물동량이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