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아이콘 중 하나가 사라졌다.
101 프리웨이에서 서쪽으로 몇 블록 떨어진 5920 W. 선셋 블루버드에 위치해 있던, 약 60년 동안 존재감을 뽐내던 아비즈(Arby’s)의 네온 카우보이 모자 간판이 조용히 철거됐다. 그 향후 행방은 아직 불투명하다.
간판 철거는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니었다. 아비즈 프랜차이즈 운영자가 2024년에 폐업하면서 이미 시한부였기 때문이다.
부동산 소유주는 이후 임시로 입점한 피자 팝업 매장인 프린스 스트리트 피자가 운영되는 동안 간판을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그 매장도 문을 닫았고, 새로운 패스트푸드 매장이 들어설 예정인 지금, 간판은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철거는 8월 말 조용히 이루어졌으며, 별다른 안내나 행사도 없었다.
간판을 역사적 문화 기념물로 지정하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무산됐다.
2024년, LA 문화유산위원회는 시민들의 보존 요구와 보존 단체가 시의원 휴고 소토-마르티네즈 사무실에 보낸 요청 서한에도 불구하고 지정 안건을 기각했다.
사라진 간판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간판은 어딘가에 보관돼 있고, 언제 깜짝 등장할 지 모른다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았다.
인기 치킨 체인 레이징 케인스(Raising Cane’s)는 해당 선셋 블루버드 매장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오픈 시점은 2026년 여름 말에서 가을 초로 예정되어 있다. 대변인은 이 매장이 LA 확장을 위한 “전략적 위치”라고 밝혔다.
케인스측은 “이 매장은 이스트 할리우드와 LA 중심부 모두를 아우를 수 있으며, 넷플릭스 등 인근의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를 포함한 탄탄한 주거 및 직장 인구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선셋 블루버드 이 구간에는 드라이브스루 옵션이 거의 없어, 저희 고객이 원하는 빠른 속도, 편의성, 품질을 제공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레이징 케인스는 새로운 네온 간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비록 이번 철거로 하나의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팬들은 언젠가 다시 그 간판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