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임박했지만, 여야가 합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민주당 측과 회동을 취소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만나 셧다운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상하원 여야 지도부와 회동할 예정이다.
참석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로 알려졌다.
셧다운 시한을 하루 앞두고 양당 합의를 끌어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공화당은 11월 말까지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의원 및 기타 공무원의 보안 예산을 수백만 달러 증액하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민주당에 저지됐다.
민주당은 올해 만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과 삭감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미친 집단”으로 비방하며 셧다운 책임을 물어왔다. 지난주 민주당 지도부와 협상할 예정이었지만, 23일 돌연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셧다운 위기가 고조되자 여야 지도부를 만나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화의 장이 마련된 건 환영하지만, 셧다운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요구를 수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크리스 밴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메릴랜드)은 28일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 인터뷰에서 “셧다운을 막기 위해 백지수표를 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셧다운엔 반대하지만 “트럼프가 우릴 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고, 공화당 의원들도 헌법상 책임을 완전히 저버린 채 트럼프에게 복종하고 있다”고 책임을 물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한 건 환영한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기대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ABC ‘디스 위크’에 출연해 “회의에 임하는 우리의 입장은 양당 간 공통점을 찾아 정부 셧다운을 피하고, 실제로 미국 국민의 요구를 충족하는 지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NBC ‘밋 더 프레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을 향해 불평을 늘어놓고 소리만 지르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진지한 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공화당은 7주짜리 임시 예산안에 동참할 마지막 기회라며 압박하고 있다.
존슨 하원의장은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미국 의료 서비스를 망쳤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오바마케어 보조금 삭감 문제가 협상의 초점이 돼선 안 된다고 선 그었다.
튠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는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이번 예산안은 장기적인 예산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라며 “공은 민주당 쪽에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상원은 29일 민주당이 거부한 7주 임시 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상원은 53대 47로 공화당 우위지만, 법안 통과엔 60표가 필요하다.
임시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 미국 연방 정부는 1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부분 셧다운된다. 연방 공무원 수십만 명이 무급 휴가를 떠나게 되며, 일부 정부 서비스가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