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최근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으로부터 피해를 본 한국인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구금 중인 자국민 63명을 한 달 안에 전원 송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직접 캄보디아 현지를 찾아 송환 절차와 현지 수사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
경찰청은 14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15일 직접 캄보디아 현지로 출국해 구금 상태인 자국민의 신속한 국내 송환과 캄보디아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협력관 확대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캄보디아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은 63명이다. 인터폴 적색수배 완료자부터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고 1개월 내 전원 송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재외공관에는 경찰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이 파견돼 있으며, 협력관 2명을 신속히 추가 파견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또 경찰은 오는 20일 국제경찰청장회의에서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 설치 방안을 캄보디아 당국과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양자회담 일정을 3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종합대응단’을 즉시 구성·운영했다. 대응단은 국가수사본부와 국제협력 기능을 총망라한 TF 조직으로, 캄보디아 관련 온라인 게시물 모니터링, 국내 조직 연루 여부 확인, 전국 범죄첩보망을 통한 납치·유인 첩보 수집 등을 수행한다. 확보된 단서는 전국 단위 분석을 거쳐 시·도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배당해 즉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외교부에 신고된 사건과 경찰에 접수된 사건 전체를 비교·분석하는 전수조사에도 돌입했다. 외교부에만 신고되고 경찰에는 접수되지 않은 사건(올해 8월 기준 255건)도 모두 조사 대상이다. 앞으로는 양 기관 신고 사건을 일 단위로 교차 분석해 해외 체류 국민이 경찰 보호망에서 누락되는 사례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범죄에 연루될 위험을 안고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인천공항 캄보디아 출국 게이트에 경찰관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도 즉시 시행된다.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에 속아 출국하려는 취업준비생, 피싱 조직에 연루된 청년들에게 현지 범죄 실태를 안내하고 경각심을 높여 출국 자체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 내 자국민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며, 앞으로 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경찰의 역할”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지난해부터 이달 13일까지 집계된 캄보디아 관련 실종·감금 의심 사건이 총 143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중 대상자의 소재와 신변 안전이 확인된 사건은 91건, 52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