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불안의 진원지는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oration)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oration)가 자회사인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California Bank & Trust)를 통해 취급한 상업 및 산업(C&I) 대출 중 약 5천만 달러를 대손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자이언스 측은 해당 대출이 “차입자의 허위 진술과 계약 위반 의혹”과 관련돼 있으며, 담보와 관련한 비정상적인 정황이 확인돼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가라앉았던 ‘지역은행 리스크’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이언스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10% 이상 하락하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역은행 리스크’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급격히 늘었다.
채권 수요 급증은 곧바로 금리 하락(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대신 국채·회사채 등으로 피신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발성 이슈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산업 대출, 중소기업 신용라인 등 경기 둔화에 취약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부실 위험이 연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이언스 사례가 단일 은행 이슈에 그치지 않고, 상업용 부동산과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행권 전반의 부실 위험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욕의 한 투자전문가는 “이 정도 규모의 대손처리가 다시 나오면 시장 심리가 빠르게 냉각될 것”이라며 “지역은행들은 여전히 금리 상승기 부작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 역시 이번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VB 파산 이후 지역은행들의 유동성과 대출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온 만큼, 추가적인 규제 강화나 스트레스 테스트 조기 시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뉴욕 금융가 관계자는 “단일 은행의 부실이더라도 심리적 파급력은 크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다음 불씨’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의 불안은 단순한 회계 손실이 아니라, 지역은행권 전반의 신뢰 위기 재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회계 손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금융시장 전반의 불신과 불안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