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얀마와 인근 지역에서 사기 조직들이 자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자, 2500개 이상의 단말기를 차단했다.
22일 NBC뉴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로런 드라이어 사업운영 담당 부사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의심되는 ‘사기 센터(Scam Centers)’ 인근에서 2500개 이상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직접 확인해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가 전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선한 기술로 남기 위해, 연결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동시에 악용을 방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링크 단말기는 위성 접시를 통해 원격지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장비다. 최근 태국-미얀마 접경 지역의 사기 조직 건물 옥상에서 해당 장비가 설치된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번 조치는 미얀마 군부가 대규모 온라인 사기 거점으로 알려진 ‘KK파크’를 급습한 직후 나왔다. 국영 매체 미얀마 알린에 따르면, 군 당국은 미야와디 인근의 사기 센터 급습해 스타링크 단말기 30세트를 압수하고, 2200여 명을 체포했다.
사이버 범죄 상당수는 중국계 범죄조직이 운영하며, 동남아 각국에서 인신매매로 끌려온 피해자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유인됐다가 납치돼 투자사기나 연애사기 등 온라인 범죄를 강요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이버 범죄는 캄보디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확산 중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캄보디아에서 약 140억 달러(약 20조 1600억) 규모의 비트코인을 압수하고,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에 연루된 현지 대기업 회장을 기소했다. 미 재무부와 영국 정부는 해당 기업을 국제 범죄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들은 동남아발 온라인 사기로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 4020억 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