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한인 여성이 미국 최대 통신사 AT&T 계열사를 상대로 부당한 은퇴 강요와 연령차별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원고 김모(75) 씨는 AT&T 산하 패시픽벨 텔레폰컴퍼니(Pacific Bell Telephone Company) 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지난 2024년 말 상사의 압박으로 강제 은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25년 2월, 캘리포니아 주 민권국(Civil Rights Department, CRD)에 AT&T를 상대로 차별 및 괴롭힘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소송허가통지'(Right-to-Sue))를 부여 받은 뒤, 같은 해 9월 3일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본지가 확보한 소장에 따르면 원고 김모(75) 씨는 AT&T의 자회사인 패시픽벨 텔레폰컴퍼니(Pacific Bell Telephone Company) 에서 25년간 근무한 베테랑 직원이었다. 김 씨는 1999년 패서디나의 한국어 고객센터(Korean Language Center)에서 근무를 시작해 알함브라, 패서디나를 거쳐 현재의 터스틴(1472 Edinger Ave) 콜센터로 옮기며 고객 서비스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24년 11월 ‘25년 근속 기념패’를 받은 뒤 두 달 만인 12월 30일, 상사 제니퍼 리(Jennifer Le)가 “은퇴하지 않으면 정직과 연금 중단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며 퇴직을 강요하고 협박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 씨가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업 법원에 지난 9월 3일 제출한 소장에는 리 매니저가 김 씨의 컴퓨터에 직접 로그인해 “I want to retire(나는 은퇴를 원한다)”라는 문장을 작성해 김 씨 명의 이메일로 자신에게 발송한 뒤 즉시 은퇴 서류를 처리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적시돼 있다.
김 씨는 다음날 인사부(HR)에 연락해 “아직 급여 시스템에 등록돼 있어 은퇴 철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리는 “절차가 완료돼 되돌릴 수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상위 관리자에게 항의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사 측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료 직원 주모씨는 김씨의 소장에 공개된 증언에서 “리 매니저가 김 씨를 반복적으로 불러 모욕하고 눈물 흘리게 했다”며 “고령의 한인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해 압박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패시픽벨과 리 매니저를 상대로 ▲연령차별 ▲보복행위(retaliation) ▲적대적 근무환경 조성 ▲차별·괴롭힘 방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과 징벌적 배상을 청구했다.
소장에서 김씨는 “리 매니저가 75세라는 이유로 내게 퇴직을 강요하고, 나의 이메일을 도용해 허위 은퇴 의사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신분도용에 해당한다”고 도 주장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