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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번역기 없으면 대화 불가”… 미·중 커플 결혼 사연

3년째 부부싸움 '0건', "말 안 통해 오히려 서로에 집중"

2026년 0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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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영어만, 아내는 중국어만 할 줄 알지만 3년째 달콤한 신혼 생활을 즐기는 부부가 화제다.

14일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번역기 앱을 소통의 가교로 삼아 언어 장벽을 허문 데이비드 두다(62)와 량홍(57) 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거주하는 이들 부부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닌 신체의 일부다. 외출할 때면 무려 8개의 보조 배터리 팩을 챙기는데, 기기가 꺼지는 순간 소통이 완전히 단절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시간 번역 앱을 통해 마치 영화 자막을 보듯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최근 길거리를 산책할 때도 부부는 팔짱을 꼭 끼고 있었는데, 이는 애정 표현인 동시에 한 명이 길을 안내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화면 속 번역 문구를 읽어야 하는 기술적 필요성 때문이었다.

번역기를 통한 삶은 뜻밖의 진지함을 불러왔다. 상대방의 말을 건성으로 듣거나 딴짓하며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편 두다는 “번역기를 쓰면 상대의 말에 완전히 몰입해야 하고, 이는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오역으로 인한 해프닝도 적지 않다. 아내 량이 입국 직후 겪은 코로나19(Novel Corona) 투병기를 이야기할 때, 앱은 이를 ‘새로운 왕관(New Crown)’으로 오역해 한참 동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부는 오역이 발생할 때마다 ‘부부하오(not good)’라는 은어를 쓰며 다시 설명하거나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인내심 있게 간격을 좁혀나갔다.

놀랍게도 이 부부는 결혼 후 3년 동안 단 한 번의 부부싸움도 하지 않았다. 두다는 “날카로운 말들이 오가는 격렬한 부부싸움은 번역기를 거치는 속도로는 불가능하다”며 “어쩌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이 행복한 결혼의 비결일지도 모르겠다”고 농담 섞인 소회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번역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감정적 결합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MIT의 페르 우를라우프 교수는 “기술이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친밀감을 가능케 하고 있다”며 “사랑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재 두 사람은 학습 앱으로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있지만, 여전히 아는 단어는 200여 개에 불과하다. 아내 량은 “서로를 다 알지 못하기에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며 번역기 너머의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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