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한 구역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던 고양이가 구글의 웨이모 완전자율주행 택시에 치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주민들이 웨이모 택시 시험 주행에 반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 한 모퉁이 가게 밖 인도 위에, 임시 추모 공간에 금잔화 꽃, 기도용 양초, 손글씨 메모, 초콜릿바, 우유 한 통이 놓여 있다.
지난달 27일 교통사고로 숨진 갈색 줄무니 고양이 킷캣(KitKat)을 기리는 공간이다.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운행되는 완전자율주행 웨이모 택시 한 대가 키트캣을 치고도 계속 달려가면서 킷캣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 수십 명이 즉시 뛰쳐나와 구하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웨이모는 킷캣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는 성명에서 “차량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었다가 출발하는 순간, 근처 고양이가 차량 아래로 갑자기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그 고양이의 주인과 그를 알고 사랑했던 커뮤니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그를 대신해 지역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했다”고 강조했다.
킷캣의 죽음은 주민들을 비통에 빠트렸고 잠재하던 웨이모 로봇택시에 대한 불만에 불을 붙였다.
지난 4일 지역 주민들이 킷캣이 살던 랜다 마켓 앞에 모여 자율주행차가 자신들 동네에서 운행하도록 할 지를 투표로 결정하게 하는 입법을 요구했다.
재키 필더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이 주도한 기자회견은 “킷캣! 킷캣! 킷캣!”이라는 구호로 마무리됐다.
필더는 웨이모의 존재가 일자리 감소, 혼잡 증가, 승객 개인 정보 수집 등 지역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같이 킷캣을 봤다. 대기업이 우리 동네를 기술 시험장으로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웨이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지난해 한 주민은 자신의 집 근처 주차장에서 밤새 울리는 자율주행차들의 경적을 라이브로 스트리밍했다.
웨이모 차량들이 소방관 출동을 방해한 적도 있으며 다른 차량을 막거나 충돌해 교통을 방해한 일도 있었다.
2014년 이후,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자율주행차량 관련 사고는 888건이며 올해 112건 가운데 웨이모와 관련된 사고가 65건이다.
킷캣 주인 마이크 자이단을 비롯한 현지 주민들은 킷캣이 움직이는 차량 아래로 뛰어들었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 평소 엔진 소리를 알아듣고 공간 감각이 예민했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 옆 바에서 일하는 에밀리 스미스는 킷캣이 치이는 순간 공포가 거리 전체를 덮었다고 전했다.
즉시 여러 주민들이 킷캣을 구하려 달려갔다.
한 여성이 다리가 부러진 채 누워있는 킷캣을 스웨터를 벗어 감쌌고 한 바텐더가 응급 수의사에게 데려 갔다.
지역 신문이 9살 먹은 킷캣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자이단이 6년 전 데려온 킷캣은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았었다. 현지 언론들은 쥐를 쫓고 비둘기를 놀래키는 킷캣을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사랑하는 상점 고양이”로 전하면서 “16번가의 시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스미스는 지금도 맑은 방울소리가 들릴 때마다 킷캣인가 하는 착각에 빠진다고 했다.
스미스는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어도 킷캣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었다. 정말 착한 고양이였다”고 했다.
기자회견과 같은 날, 한 시 직원이 화재 위험이 있다며 키트캣의 추모 공간을 치웠지만 주민들이 곧바로 다시 쌓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