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수니 리가 최근 로스엔젤레스에서 후추 스프레이 공격을 받았다.
11일 미국 CNN에 따르면 수니 리는 미 유명 연예매체 팝슈거(Popsugar)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ABC방송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던 중 인종 차별적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니 리는 당시 아시아계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기다리던 중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며 “칭 총(Ching Chong),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식의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하며 고함을 쳤고, 차가 출발하기 전에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자신의 팔에 후추 스프레이를 분사했다고 전했다.
‘칭 총’과 ‘칭챙총'(Ching Chang Chong) 등의 표현은 중국어를 비롯한 동양 언어를 비하하는 의성어로, 현재는 동양인을 통칭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사용된다.
그는 “너무 화가 났지만 그들이 이미 가버린 후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공인으로서 문제에 휘말릴 여지가 있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공격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인종차별 사례를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스탑 AAPI 헤이트'(Stop AAPI Hate)의 발표에 따르면 올 초부터 6개월 동안에만 4533건이 발생했다.
2020년 3월19일부터 2021년 3월30일까지 9000건 이상의 인종 차별 사건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수니 리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태생으로 최초의 몽족(Hmong American)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올해 도쿄올림픽 여자체조 종목에서 미국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의 갑작스러운 기권으로 생긴 공백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주목을 받았었다. 또 올해 타임스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