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 유리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안, 건강보험료 지원 중단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미 여당인 공화당이 혼란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예비역 공군 장성 출신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을 밀어부친다는 소식에 의원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는 “행정부 제안에 정말 화가 났다”면서 “항의의 뜻으로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고 말했다.
베이컨 의원은 그러나 오는 2027년 초 임기 종료와 함께 은퇴할 계획을 이미 밝힌 상태였기에 조기 사임 생각을 접었다.
그러나 그의 분노는 공화당을 휩쓸고 있는 혼란과 불확실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화당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치솟는 건강보험료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내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기 때문이다.
반면 건강보험 지원 연장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 역시 강경하다.
이번 주 트럼프가 건강보험료 보조금 연장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공화당 내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트럼프의 제안이 43일 동안의 정부 셧다운 동안 민주당이 요구했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지원) 연장과 유사한 방안이기 때문이었다.
오바마케어 연장에 반대해온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보조금 계획 발표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가 발표를 연기하자 이번에는 오바마케어 연장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에 연장 법안을 표결에 부치면 통과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베이컨 의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해결책이 못 된다”며 “지금 해결책을 제기하지 않으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평화안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사안이다.
대표적 친 우크라이나 성향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JD 밴스 부통령과 설전을 벌였다.
밴스가 러시아에 “속고 있다”고 매코넬이 비난했고 밴스가 반발하자 매코넬이 재차 “공격을 보상하는 협상은 종잇값만도 못 한일”이라고 일갈했다.
매코널 의원 외에도 평화안에 반발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다.
군인들에게 불법 명령에 불복하도록 촉구한 민주당 의원 6명을 반역죄로 사형도 시킬 수 있다고 한 트럼프의 발언에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리사 머코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은 “반역 내란죄 처벌 위협은 완전히 무책임하고 잘못된 일”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정당 지도부, 로비스트, 정치기부 구조, 미디어, 이익 네트워크가 정치인을 조종하고 있다며 내년 1월5일 의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한 것도 공화당내 혼란을 가중시켰다.
하원 공화당 의석 우위가 근소한 상황에서 그린 의원의 사퇴가 다른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추가 사퇴할 의원이 나오면 공화당의 하원 장악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텃밭인 테네시주의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박빙의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