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면서 각 국이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일부 지역이 재봉쇄에 돌입한 것을 비롯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 급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웨덴
17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내달 1일부터 100명 이상 규모의 실내 행사에 백신 접종 증명서(백신 패스)를 재도입한다. 72시간 내 완전 접종을 마쳤거나 음성 판정, 또는 6개월 내 회복됐음을 증명해야 한다.
백신 완전 접종자들에 대해 검사를 중단하기로 했던 지난 1일 결정도 번복했다.
스웨덴은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84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인구 10만 명 당 85.8명의 발병률을 기록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발병률이 12월 중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럽 전체적으로 발병률과 입원·사망률은 낮은 편이다.
스웨덴 보건장관은 “유럽에서 확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 스웨덴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는 고립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새로운 제한 조치를 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비필수 상점과 쇼핑몰, 체육관, 수영장, 호텔 등 출입을 금지하고 스포츠 등 대중 행사 참여를 불허한다. 직장에서 근무하려면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16일 의료 전문가 자문단의 이 같은 제안을 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승인되면 이 조치는 3주 동안 효력을 갖게 된다. 정부는 3주 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제한 조치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지난 15일에만 입원 환자가 225명 늘어나는 등 입원이 필요한 감염자가 282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81%가 백신은 맞지 않은 사람들이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접종률이 가장 낮다. 인구 550만 중 절반도 안 되는 45%만 완전 접종을 마쳤다.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12월 휴가철을 앞두고 확산세를 늦추기 위해 그린패스 규정을 강화했다. 탑승자 중 증상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열차를 중단할 수 있다. 택시 운전사들은 유효한 그린 패스를 지녀야 하며 뒷자석 탑승 인원은 2명 이하로 의무화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달 25일로 끝날 예정이었던 입국 제한을 12월15일까지로 연장하고 내용도 강화했다. 하위 등급 국가의 관광 목적 여행을 금지하고 입국시 백신 접종이나 6개월 내 회복, 72시간 내 검사 증명서를 요구한다. 영국과 북아일랜드를 경유하는 경우 48시간 이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5일 간의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한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신규 사망자가 사상 최대인 832명에 달하자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현금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신을 2회 완전 접종하면 약 33유로(약 4만4000원)를 주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백신 접종률 통계는 정확하지 않지만 약 20%~28%에 그친다는 보고도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인구 4100만 명인 우크라이나는 최근 급증세를 겪으며 수도 키예프를 포함해 일부 도시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는 지난 1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12세 이상에 대해 직장 근무, 학교 수업, 식료품 등 구매, 산책과 같은 필수 활동을 제외하고 외출을 금지한다. 이를 감시하는 경찰 감시 활동 횟수도 늘렸다. 경찰은 이 방역 조치를 어길 시 최대 1450유로(약 194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번 조치는 극단적인 조치”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는 백신 접종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일주일 간 10만 명 당 849.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백신 접종률은 64%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