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플래그십 전기차인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중단을 공식화하면서,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로봇·AI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단종 수순에 들어간 두 모델이 단순한 ‘구형 차종’으로 정리되기보다는, 오히려 기능과 상징성 측면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단종을 직접 언급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연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제조사에서 AI·로봇 기업으로 전략 축을 옮기겠다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
주목되는 점은 단종 대상인 모델 S와 X가 기술적으로 여전히 테슬라 생태계의 ‘최상위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테슬라의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는 미국 생산 모델 S·X와 사이버트럭에 우선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해당 차량들이 최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검증의 핵심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단종 발표는 수요 감소로 직결되기보다, 오히려 희소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능 접근성과 상징성이 결합된 플래그십 모델이 더 이상 신규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부 소비자와 시장에서는 ‘마지막 완성형 테슬라’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방어력 역시 이런 인식을 뒷받침한다. 모델 S 플래드는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감가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흐름을 보여왔으며, 이는 단순한 연식 요인보다 기술적 포지션과 브랜드 상징성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FSD 판매 방식 변화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머스크 CEO는 오는 2월 14일부터 FSD를 일시불 판매 없이 월 구독제로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차량 구매 시 FSD를 한 번 결제하면 차량 수명 동안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었지만, 구독제로 전환되면 장기 보유자일수록 총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단종 전 모델 S·X를 통해 FSD를 ‘영구 라이선스’ 형태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단기간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량 성능 자체보다도 소프트웨어 접근성이 차량 가치를 좌우하는 구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 S와 X의 단종은 단순한 라인업 정리가 아니라,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 단계를 넘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FSD와 AI 전략이 차량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굳어질 경우, 단종 모델의 시장 내 위상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