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매장 2배 늘며 주력시장 교체…치킨·베이커리 주도
미국이 더 이상 ‘해외 진출 시장’이 아니라 K-외식의 핵심 본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외식 브랜드의 미국 내 매장 수가 최근 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중국을 밀어내고 전 세계 최대 한식·K-외식 시장으로 올라섰다. 성장의 중심에는 LA와 뉴욕 같은 전통 거점은 물론, 텍사스·중서부까지 확산된 지역 다변화 전략이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5일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 외식 브랜드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110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528개에서 2.1배 증가한 수치로, 전체 해외 매장의 23.8%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중국 매장 수가 약 40% 감소한 것과 대비되며, K-외식의 무게 중심이 미국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서부: LA를 중심으로 ‘K-외식 생태계’ 고도화
미국 내 K-외식 확장의 출발점은 여전히 남가주다.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 일대는 한인 인구와 현지 소비층이 결합된 최대 집적지로, 치킨·분식·베이커리까지 업종 전반이 안정적으로 안착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BBQ와 본촌치킨을 중심으로 K-치킨 프랜차이즈가 로컬 브랜드 수준의 인지도를 확보했다.
서부 시장의 특징은 신규 브랜드 실험과 메뉴 현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테스트베드’ 역할이다. 이곳에서 검증된 콘셉트가 다른 주로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동부: 뉴욕·뉴저지, 베이커리가 판을 바꿨다
동부에서는 치킨보다 제과·제빵이 확장의 선봉에 섰다. 뉴욕과 뉴저지를 중심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촘촘한 매장망을 구축하며, 이른바 ‘K-베이커리 벨트’를 형성했다. 아시아계 소비자에 국한되지 않고, 출근길 커피·디저트 수요를 흡수하며 현지 생활형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점이 특징이다.
동부 시장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평가된다.
남부: 텍사스가 새 성장 엔진으로 부상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텍사스다. 달라스·휴스턴·오스틴을 중심으로 한식과 K-치킨, 분식 브랜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낮은 임대료, 인구 유입, 보수적 규제 환경이 결합되면서 가맹점 확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텍사스를 “제2의 캘리포니아”로 부르며, 미국 내 확장의 중추 거점으로 보고 있다.
중서부·내륙: ‘틈새 시장’에서 주류로
일리노이, 조지아, 콜로라도 등 중서부와 내륙 지역에서도 K-외식 매장이 점차 늘고 있다. 이 지역은 대형 쇼핑몰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치킨과 캐주얼 한식이 먼저 자리 잡는 양상을 보인다. 아직 매장 수는 적지만, 경쟁 강도가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치킨과 베이커리, 미국 확장의 양대 축
업종별로 보면 치킨 전문점이 전체 해외 매장의 39.0%, 제과·제빵 업종이 25.5%를 차지했다. 두 업종이 미국 시장 확대를 사실상 견인한 셈이다. 한식 음식점업은 11.8%로 뒤를 이었지만, 현지에서는 ‘에스닉 음식’을 넘어 일상식으로 소비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식품부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으로 브랜드 표준화, 물류 안정성, 프랜차이즈 운영 역량을 꼽았다. 다만 식재료 수급과 주별로 상이한 위생·노동 규제는 여전히 가장 큰 장벽으로 지적됐다.
농식품부는 “미국에서의 성장은 단순한 매장 수 증가가 아니라, 한식과 K-외식이 주류 시장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으로 미국 내 확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 sangmo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