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자국 내 주요 핵 시설 표면을 콘크리트와 흙으로 보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이 폭격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인터내셔널,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연구소(ISIS) 소장은 1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ISIS 추적 결과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ISIS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위성사진은 파르친 군사기지(테헤란 남동쪽 약 30㎞ 지점) 내 핵 시설 ‘탈레간2(Taleghan2)’ 콘크리트 외피 공사가 크게 진전돼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울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파르친 기지는 2024년 10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핵폭탄 기폭용 고폭탄 실험 시설로 추정되는 아치형 구조물을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공사가 지난해 12월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1월 중순 촬영된 사진에서는 출입구를 포함한 시설 전역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는 것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이란은 핵 시설을 덮은 콘크리트 ‘석관’이 굳자마자 지체 없이 흙으로 덮기 시작했으며, 이 시설은 머지않아 식별이 어려운 벙커 형태로 바뀌어 상당한 수준의 방호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스파한·나탄즈 등 미군이 지난해 6월 폭격을 가했던 핵 시설도 보강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ISIS가 지난 10일 촬영해 12일 공개한 위성사진 자료에 따르면, 이스파한 핵 시설의 남쪽·중앙·북쪽 터널 출입구는 현재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흙으로 덮인 상태로 추정된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사진을 보도하며 “이스파안 핵 시설 터널 출입구는 되메워졌다(backfilled)”고 표현했다.
나탄즈 인근의 ‘콜랑-가즈 라 산’의 핵 시설 추정 구조물도 출입구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보강하는 요새화 작업이 지난 2개월여간 진행돼온 것으로 파악됐다. 나탄즈 미사일 기지도 복구가 이뤄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ISIS는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출입구를 메우는 것은 잠재적 공습을 억제하고 내부에 있을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거나 파괴하려는 (미국) 특수부대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과거 이 시설(나탄즈) 건설이 첨단 원심분리기 조립 공장 재건 목적이라고 설명해왔으나, 시설 규모와 방호력 수준을 고려할 때 우라늄 농축 등 추가적 민감 활동이 계획 중일 수 있다는 즉각적 우려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6월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던 ‘핵 협상 시한’ 60일이 종료되자, 이스라엘은 다음날인 13일 이란 대규모 공습을 시작했다. 미군은 6월22일 이스파한·나탄즈·포르도의 핵 시설을 직접 폭격했다. 미국-이란간 핵 협상은 중단됐다.
양국은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를 계기로 지난 6일 핵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 포기 수준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탄도미사일 전력 제한과 함께 우라늄 농축 완전 포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은 ‘최대 3년간 중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