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로 8명이 숨진 미국 켄터키주 양초 공장 직원들이 관리자들이 대피를 막았고, ‘대피하면 해고한다’는 압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주정부는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있는 양초 공장 노동자 5명은 14일 방송된 NBC방송 인터뷰에서 관리자들이 대피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토네이도가 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직원들이 집으로 대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 토네이도 경보가 울려 화장실과 복도에서 피신하고 있는데 관리자들이 작업장으로 돌아가라고 해, 토네이도 위험이 사라진 줄 알고 복귀했다고 말했다.
당시 야근을 하던 한 직원은 첫 경보 이후 토네이도가 닥치기까지 3~4시간 여유가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대피가 늦어졌다고 증언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엘리야 존슨은 “작업장을 떠나게 해달라고 말했다가 그러면 해고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병원에서 인터뷰에 응한 맥카일라 에머리는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직원들이 있었고, 한 매니저가 4명의 직원에게 ‘작업장을 떠나면 해고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양초 공장 대변인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직원들이 원하는 어느 때나 떠날 수 있고 이튿날 복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했다”고 부인했다.
켄터키주는 이 공장에서 안전 규정 위반은 없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조사는 당연한 일로 국가 기관은 직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망자를 조사한다”며 “모두가 인간다운 모습으로 법적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 어떤 불법 행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던 메이필드 양초공장은 지난 주말 사이 토네이도가 관통하며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철야 가동 중이었는데 근로자들은 경보가 울린 후 2~3시간이 지나서야 대피했다. 애초 수십 명이 희생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연락이 닿지 않던 직원들의 소재가 확인되며 사망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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