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조 이유로 받는 차별 방지 목적
AI 기반, 발화와 동시에 어조 변환 지원
콜센터 시범 운영 중, 서비스 확대 예정
미국에서 한 스타트업이 사용자의 어조(語調)를 자동으로 변환해 송출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스타트업 사나스(Sanas)가 지난해 사용자의 어조를 즉각 변조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콜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어조의 차이가 초래하는 의사소통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사용자가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하면 미리 설정한 특정 지역 악센트에 맞춰 실시간으로 변환해 송출하는 방식이다.
러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출신 스탠퍼드 학생 3명은 자신의 친구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함에도 악센트를 이유로 콜센터에서 해고됐다며 창업 동기를 밝혔다. 이 중 2명은 현재 대학을 졸업했고, 다른 한 명은 사나스에 집중하기 위해 중퇴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들은 해고된 친구를 비롯해 자신의 부모가 미국에서 억양 차이로 불편을 겪는 모습을 보며, 발음과 강세 등의 어조가 의사소통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단순히 교정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닌, 영어 억양에 기인한 각종 차별·해고 조치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영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약 15억 명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중 대다수는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한 사용자다.
사나스 측은 당사 서비스 의도가 비영어권 국적 사용자의 억양을 완전히 지우거나, 특정 어조가 우월하다고 주창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나스는 현재 미국, 호주 , 영국, 필리핀, 인도 등 다양한 영어 악센트 변환 알고리즘을 서비스에 사용 중이다. 이에 더해 배우가 녹음한 음성 자료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컴퓨터 신경망에 학습 시켜 다른 악센트 서비스도 추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나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사측의 청사진은 단순 억양 교정이 아닌, “다시 그려낸 말투”다. 서비스의 지향점은 사용자 개개인의 발화 습관을 최대한 살려 변환하는 데 있다.
사나스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를 통해 변환된 악센트가 애플의 AI 시리(Siri)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처럼 다소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으나, 이 역시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사나스 서비스 확대는 기존에 발음과 강세 등을 교정하기 위해 학원이나 어플 등을 이용하던 학습자들의 영어 학습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