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아웃(직장폐쇄)으로 멈춰선 미국 메이저리그가 재가동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2년 첫 주는 2021년 12월과 비슷하다. 현재 구단주측과 선수 노조 간 협상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그들은 지난달 직장폐쇄 후 두 차례 만났지만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했다”고 알렸다.
메이저리그는 구단주 측과 선수 노조 간의 노사단체협약(CBA) 협상 결렬로 인해 지난해 12월2일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양 측은 사치세, 프리에이전트(FA) 규정, 연봉 조정 등 각종 현안 등에 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직장폐쇄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잭 브리튼(뉴욕 양키스),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레인저스),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구단 측의 협상 자세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올리토는 “우리는 계속 기다리고 있다. 여러 건의 제안을 건넸지만 구단 측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직장폐쇄로 인해 메이저리그의 모든 행정 업무는 중지된 상태다. FA 계약도 맺을 수 없어 둥지를 찾지 못한 채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들도 있다.
자칫 이 시간이 더 길어지면 2022시즌 준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최근 직장폐쇄가 일어났던 1990년 당시 스프링캠프가 축소되고, 개막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야구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1월 연휴가 끝나면 사무국과 노조가 협상테이블에서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제는 각 구단과 에이전트들이 밀고 당기고 할 만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물밑접촉으로 양쪽이 원하는 바는 모두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때문에 양측이 원하는 것을 고집하기 보다는 될 수 있으면 빠르게 협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 선수가 우위에 있다.
선수는 1년을 쉴 각오로, 그리고 시즌 도중에도 1년 이나 2년 단기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경우 구단의 노골적인 처우에는 계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LA 다저스는 문제다.
선발진이 약하다는 각종 언론의 분석은 사실 다저스 상황을 잘 모르는 이야기다.
다저스는 2022년 벌써 사이영상 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워커 뷸러, 그리고 지난해 20승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가 건재하다. 여기에 더스틴 메이와, 토니 곤솔린이 복귀하게 되면 선발진은 나름 탄탄한 구성이 된다. 그리고 문제아 트레버 바우어의 복귀도 다저스의 선발진에 어찌됐든 나름 힘을 보탤 수 있다.
하지만 커쇼를 잡아야 한다.
성적만 따진다면 연봉 3천만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기는 어렵다. 하지만 커쇼는 다저스의 아이콘 이다.
현역생활을 커쇼가 은퇴하지 않는 한 커쇼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은, 아무리 냉정한 프로세계라고 해도 다저스 팬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커쇼와의 재계약 문제는 여러모로 다저스에게 골칫거리다. 커쇼의 몸상태도 사실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저스 팬들이 재계약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도 문제다.
젠슨만한 마무리 투수가 현재 자유계약 시장에 없고, 젠슨을 잡자니 그간 팬들의 비난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안고갔던 다저스다. 젠슨은 남을 확률이 높다.
직장폐쇄 기간이 끝나면 김광현 선수도 메이저리그 팀들과의 계약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광현을 언급하는 구단이 많아진 만큼, 직장폐쇄가 끝나면 예상보다 빨리 협상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에 언급했듯이, 구단과 에이전트가 밀당을 하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은 빨리 계약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