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아기곰 형제가 자신에게 먹이를 줬던 사람들을 찾아 600㎞(375마일)를 걸어와 화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북극곰 형제 두 마리가 러시아 야말반도 하라서베이스코예에 있는 가스전(田)에서 일하던 근로자들 앞에 나타났다.
현장 근로자들은 갑작스러운 곰의 등장에 놀랐지만, 앙상하게 마른 곰들이 가여워 음식을 챙겨주곤 했다.
곰 형제는 곧 그곳 사람들과 친해졌고, 사람들은 지역 이름을 따 곰을 ‘하라'(Khara)와 ‘서베이'(Savey)라고 불렀다. 하라와 서베이는 근처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가스전 근로자들은 곰이 언제까지 자신들과 살 수는 없다고 판단, 스스로 먹이를 찾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곰을 방생하기로 했다.
안드레이 볼츠노프 러시아 동물학자가 지난 12월26일 이 과정에 참여해 가스전에서 600㎞ 이상 거리에 있는 러시아 툰드라에 그들을 방생했다. 방생 과정에서 약 200㎏의 음식을 근처에 뒀으며, 곰들이 잘 적응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처음에는 북극곰 형제가 북쪽으로 향하며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가스전이 있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 와중에 서로의 등 뒤에 있는 위치추적 장치를 떼어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방생한 지 18일 만에 북극곰 형제가 근로자 숙소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곰들이 다시 나타났는데, 강아지도 곰들을 알아보는지 짖지 않았다”고 했다.
볼츠노프는 돌아온 곰들을 보고서는 “돌아온 곰 형제는 매우 건강해 보였다”며 “털도 깨끗했고 먹이도 충분히 찾아 먹은 듯했다”고 말했다.
볼츠노프는 다음 주 북극곰 형제를 다시 야바이 반도에 있는 구단스키 자연 보호구역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끼들이 야생에서 살아남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도 충분하다”며 “충분한 토론을 통해 그들을 성공적으로 방생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