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5도의 강추위를 뚫고 미국에 밀입국하려던 이민자 가족 4명이 동사하는 사건이 캐나다 국경 지역에서 발생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매니토바주 경찰은 20일 미국과 국경을 맞댄 에머슨 평원 지대에서 성인 남녀와 갓난아기, 10대 소년 등 총 4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성인 남녀와 아기가 한 장소에서 발견됐고, 멀지 않은 곳에서 소년의 시신도 발견됐다.
미국 국경선을 약 10m 앞둔 곳이었다.
캐나다 경찰은 이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일행과 떨어진 채 한파 속에서 어둠 속 벌판을 밤새워 걷다 탈진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니토바주 경찰은 사망자들은 체감온도 영하 35도의 강추위와 눈보라 속에 고립 상태였다”며 “추위뿐 아니라 끝없는 벌판과 거대한 눈더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헤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시신이 발견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국경순찰대가 캐나다 경찰에 수색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경순찰대는 밀입국 단속에 먼저 적발된 인도 남성의 배낭에 아동복, 기저귀, 장난감 등 유아용품이 있었지만 일행 중에 유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캐나다측에 수색을 요청한 것이다.
캐나다 측은 수색 시작 약 4시간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 미국 측은 사망자들이 이 남성의 가족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경순찰대는 국경에서 15인승 밴에 이민자 2명을 태우고 있던 밀입국 브로커를 적발 체포했으며 이 브로커를 이송하던 중 유아용품 배낭을 메고 있던 남성 인도인 밀입국자 5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브로커를 만나기 위해 11시간 동안 걷던 중 가족과 헤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