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건 등 연방정부에 비협조적인 일부 주정부기관을 폭력으로 전복하고, 주지사를 납치해 사설재판으로 처형하려한 희대의 주지사 납치 및 주정부 전복 음모가 적발돼 일당 13명이 체포됐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25일 앞두고 적발된 이번 주정부 전복 음모로 인해 이번 대통령 선거 이후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 CNN, 뉴욕타임스, 디트로이트뉴스 등 미 언론보도에 따르면, 연방 수사국(FBI)는 그레천 휘트먼 미시건 주지사 납치 음모를 모의한 남성 13명을 체포했다.
FBI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납치해 해치려한 것은 물론 폭력적인 수단으로 주정부를 전복하려던 음모를 분쇄했다고 밝히고, 이들 중 7명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Wolverine Watchmen 소속이라고 밝혔다.
체포된 13명 중 6명은 델라웨어와 미시건 주 출신 남성들로 휘트머 주지사 납치를 계획했고, 무장단체 소속 7명은 주경찰과 주의사당 건물 등에 대한 폭탄 테러 등을 모의했다.
이들은 주경찰과 주의사당건물에 폭탄을 설치하고 이를 폭발시켜 주의를 분산시킨 후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하려했으며, 휘트머 주지사의 별장 공격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극우무장단체 울버린 워치맨 소속 7명은 지난 3월부터 FBI가 내사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이 나머지 6명과 암호메시지로 납치 및 폭탄테러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들 일당 13명을 모두 체포했다.
휘트머 주지사 납치계획을 세운 6명은 코로나19 사태로 강력한 봉쇄정책을 지속한 휘트머 주지사를 1차 타겟으로 삼았으며, 휘트머 주지사의 미시건 주정부를 미 연방헌법에 배치되는 위헌정부로 지목했다.
FBI가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폭력을 통해 주 정부를 전복하자 논의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납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오는 11월 대선 전에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한 뒤, 위스콘신주의 은거지로 옮겨 반역죄로 재판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들은 200명의 동조자들을 규합해 미시건의 주도인 랜싱에서 주정부 청사를 기습공격하는 구상을 세우고 사격 및 폭발물 설치 훈련등을 위해 수 차례 만난 것으로 밝혔다.
또, 이들은 이민자 살해 계획도 구상했으며, 주정부 전복을 위한 동조자 확보를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키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휘트머 주지사는 납치 음모가 드러나자 “22개월 전 취임 선서를 할 때 힘들 줄은 알았지만 이런 일까지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지난 9월 22일 대선 후보 토론에서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극우세력에게는 “행동에 나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희대의 주지사 납치 및 주정부 전복 음모 사건인 앞으로 25일 남은 미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대선 결과를 놓고 극도의 분열과 갈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