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으로 항공권 가격이 향후 3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천-LA 등 미주 노선은 인상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돼 두 항공사의 합병이 미주 한인들에게는 경제적 실익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10년 제한을 걸어뒀다. 하지만 시일이 지난 뒤에는 항공권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수 합병 심사를 한 공정거래위원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한 뒤 한국∼북미 중복노선에서 항공권 가격을 26.3%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복노선이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둘 다 취항하고 있는 노선을 말한다.
유럽 중복노선의 경우 가격이 11.5% 인상될 것으로 보이며 미주 노선들도 최대 32%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주 노선 중 완전 독점 상태가 되는 LA 노선의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됐다.
공정위는 노선별로 봤을 때 인천∼LA 인상폭이 31.9%로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노선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산 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독점 노선이다.
서울~뉴욕과 서울∼시애틀 항공권 가격도 각각 27.5%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다른 항공사가 여럿 취항한 중국(7.6%)과 동남아시아(4.9%), 일본(2.9%) 노선에서는 인상 폭이 비교적 작았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아시아나 항공을 기준점으로 삼아 가격을 책정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작성된 대한항공 내부 문건도 아시아나 항공을 ‘벤치마킹 항공사’라고 표현하고 대한항공 점유율이 70% 이상인 미국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 항공보다 30만원 더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은 한인 등 소비자들에게는 항공권 가격 인상이라고 뒷통수로 돌아오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