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몰려드는 폴란드 접경 서부지역 르비우에 대대적 공습을 감행했다.
13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르비우 시장은 러시아군이 이날 이른 아침 르비우 인근 야보리우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IPSC)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야보리우 훈련장은 폴란드에 인접한 르비우에서 북서쪽으로 40㎞, 폴란드 국경에서 20㎞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훈련장은 미국을 포함한 나토 소속 서방 군인들이 훈련을 실시한 곳이기도 하다.
또 우크라이나 의용대에 참가하려는 해외의 지원자들이 이곳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야보리우에 있는 국제평화안보센터(IPSC)에 30발의 미사일이 떨어져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BBC는 이곳이 국제 군사 훈련이 열리는 2곳 중 하나라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무기를 들여오는 파이프라인의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설명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전 장거리 정밀무기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스타리치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훈련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공습 결과 최대 180명의 용병과 대규모 외국 무기들이 제거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선전용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마르키얀 루브킵스키 우크라 국방부 대변인은 “야보리우 훈련장에서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외국인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북쪽, 동쪽, 남쪽 지역을 목표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드니프로와 같은 서부 지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올레크시 레즈니코우는 러시아의 공습 직후 국제사회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는 “군사 교관들이 이곳에 있다.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은 EU-NATO 국경 인근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테러공격이다. 하늘을 봉쇄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관 웨스트는 “방공망으로 크루즈 미사일 2기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서방국가로부터 들어오는 무기는 합법적 공격대상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리비우는 최근 몇 주간 폴란드와 다른 EU국가로 탈출하려는 수많은 피란민들이 몰려든 안전지대였다.
키이우, 마리우폴, 하리키우 등 대규모 공격이 이어진 도시들과 달리 평화롭던 르비우에 밤새도록 공습경보가 울려퍼졌다.
한편 마리우폴의 AP통신 기자는 러시아 탱크가 9층 아파트 건물을 포격하고 저격수들이 의료진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부도시 체르니히우에서는 소방대원들이 러시아가 쏜 불발탄을 불타는 건물에서 꺼내 제거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하루에만 3기의 OFAB-500 공대지 미사일 불발탄이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에 따르면 민간지역에서 발견된 이 폭탄은 군수산업시설이나 군사요새 등을 폭파하는 용도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