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해까지 전세계적으로 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한 조사결과를 지니고 있다.
1년 넘게 연구자들이 조사한 결과로 각국이 밝힌 사망자 통계를 합한 600만명의 2배를 훨씬 넘는 수치다.
그러나 WHO는 인도가 자국의 사망자수 공개를 거부하는 탓에 이 수치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가 추가로 집계한 900만명의 사망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인도의 사망자로 추계된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자국의 사망자를 52만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WHO는 인도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최소 400만명에 달한다는 것을 익명의 당국자들로부터 확인한 상태다.
WHO의 인도 사망자수 추계는 인도 정부의 자료와 각 지방 및 가정의 사망자 통계를 합한 것으로 누락된 사망자수를 통계적 방법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 코로나 사망자 추계와 기존의 사망자 추계의 차이는 대부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차지한다. 또 다른 질병을 앓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람도 포함된다.
캐나다 토론토의 지구보건연구센터 프라바트 자 소장은 “정확한 사망자 수는 백신 접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를 파악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정확하게 추계하기 위해 인구학자, 보건전문가, 통계학자, 데이터 분석가 등으로 구성된 기술자문그룹을 가동했다.
이 팀은 지난 1월 사망자 추계를 완성했지만 발표를 계속 늦춰왔다. 그러자 일부 전문가들이 WHO가 수치를 밝히지 않는다면 연구자들이 밝히겠다고 경고하기도 했고 암나 스마일베고비치 WHO 대변인은 “4월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WHO의 사망자추계 책임자 사미라 아스마 박사는 “모든 사람과 협의를 끝내기 위해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WHO의 추계방법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월 유엔 통계위원회에 보낸 성명에서 “인도는 조사과정이나 협조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된 통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와 이집트도 팬데믹 사망자 추계 발표에 반대하는 나라들이다.
아스마박사는 인도가 대규모 인력을 WHO에 보내 자료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백신접종 노력을 잘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전반적인 팬데믹 대응에 대해선 비판을 받아 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1월 인도가 “대재앙에서 인류를 구했다”고 자랑했으며 두달 뒤 인도 보건장관이 “코로나가 막판에 다다랐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당국자들은 비판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시도해왔다.
지난해 4월 2차 코로나 확산 때 인도의 병원들은 산소가 부족해 환자들을 받지 못했고 당시 사망자 상당수가 제대로 집계되지 못했다.
지난 2월 인도 보건차관이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사망자 추계가 공식 숫자의 6~7배로 부풀려졌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인도 정부는 인도의 팬데믹 사망자수를 400만으로 추계한 란셋 논문의 방법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인도 국민들의 사망자수를 지난 2년동안 WHO에 통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WHO 연구자들은 12개 주의 사망자수를 집계했다. 집계에 참여한 미 워싱턴대 통계학 및 생물통계학 교수 존 웨이크필드는 WHO가 지난 12월 사망자 통계를 발표할 준비를 끝냈다면서 “인도가 불만을 표시해 온갖 민감도 분석을 했으며 추계치는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발표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말까지 코로나 사망자가 30만명이라고 WHO에 통보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가통계국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 수치를 문제삼고 있지만 차이를 해명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사망자수가 5000명이 안된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사망자수가 조작됐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정부의 공식 사망 통계에 따르면 2달 동안 봉쇄된 우한 지역의 심장 및 당뇨 사망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한지역의 2020년 1분기 총사망자수가 50% 이상 많을 것으로 추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