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 수준의 추가 군사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보낸 상당량 무기의 행방을 추적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CNN은 19일 해당 지적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기꺼이 감수하려는 위협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은 단기적으로 수억 달러 상당의 군사지원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한 고위 관리는 이날 “분쟁 중인 동료 국가에 대한 최근 지원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미국 관리들과 국방 분석가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지원 무기 중 일부가 미국이 무장하길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군대와 민병대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단기간 동안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그것이 전쟁의 안개로 들어가면 거의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 국방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의 무기와 장비를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일부 물자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적절히 무장시키지 못하는 것을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155mm 곡사포 18대와 옛 소련제 Mi-17 헬기 11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등 모두 8억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기는 아직 배치되지 않았고, 대전차 드론의 경우 일회용으로 사후 추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해당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말할 수 없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에게 그들이 발사하는 모든 탄약과 누가 그리고 언제 발사하는지 등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기 판매를 연구하는 CATO 연구소의 국방 및 외교 정책 분석가 조던 코헨은 “우크라이나로 유입되는 무기의 가장 큰 위험은 전쟁이 끝나거나 일종의 장기 교착상태로 전환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5000만 발 이상의 탄약이 러시아군과 싸우는 데만 쓰이지 않고 결국 그 탄약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오용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이 과거 아프가니스탄에 무기를 보냈으나 이후 제공했던 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일부 무기들이 암시장에 나왔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원한 무기가 결국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군대의 붕괴 이후 탈레반 손에 들어가는 등 미국의 적들을 무장시켰다고 했다.
다만 관료들은 적어도 현재로선 이 무기들이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는 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대규모 영토를 차지하거나 우크라이나 부대의 항복을 강요 것에 실패한 이유는 그 무기들이 이미 사용됐거나 우크라이나 군 수중에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 국방부는 공개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무기 수송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아직 포착하지 못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