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 소년이 산사태로 집이 침수되자 냉장고에 몸을 숨기는 기지를 발휘해 살아남았다.
20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 조나스 에티스는 베이베이 시 강둑에서 구조 작업을 수행하던 중 냉장고 안에 숨어있던 씨제이 자스메(11)를 발견했다.
지난 15일 필리핀 베이베이 시에서는 열대성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자스메는 가족과 함께 집에 있었다.
진흙 더미가 집을 집어삼켰고, 자스메는 산사태 속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냉장고로 들어가 16일 구조될 때까지 20시간 넘게 웅크려 있었다.
지난 18일 필리핀 해양 경비대는 페이스북에 공유한 영상에는 구조대가 냉장고 안에 있는 자스메를 진흙에서 끌어 올려 들것에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구출 당시 자스메는 기적적으로 의식이 붙어있었는데, 구조대에게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배고프다”였다.
사고로 다리가 부러진 자스메는 응급처치 이후 병원으로 실려가 수술을 받았고,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와 동생은 아직 행방불명이고, 아버지는 하루 전 또 다른 산사태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자스메의 13세 형도 산사태를 피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관리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폭풍우로 베이베이 시에서만 약 200명이 다치고 172명이 사망했으며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재민이 됐다.
호세 카를로스 카리 시장은 “더 많은 실종자를 찾고 있다”며 “산사태로 얼마나 많은 마을 사람들이 실종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과 경찰을 비롯한 구조 대원들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진흙더미와 잔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노엘 베스투아르 육군 여단 사령관은 실종자 수색 및 구조 감독을 맡았다. 노엘은 “불행한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초래한 끔찍한 사건”이라며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