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오는 9일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전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밝혔다.
교황은 3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오르반 총리와 만났을 때 러시아가 오는 9일 전쟁을 모두 끝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사실이길 바라며, 최근 긴장 고조 속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뿐만 아니라 크름반도, 오데사,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까지 없애고 있다”며 “난 비관적이지만, 우린 전쟁을 멈추기 위해 모든 걸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두고 “평화를 위한 충분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쟁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직접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전쟁 첫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겐 하지 않았다”며 “전 세계에 분명한 제스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신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제발 전쟁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침공 20일째엔 교황청 국무원 총리를 통해 “내가 직접 모스크바를 방문할 의사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푸틴이 만남을 원치 않아 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방문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당분간 전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앞서 서방에선 러시아가 오는 9일 전승절을 기한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CNN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 관리들은 전승절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공식 선전포고를 하고, 러시아 예비군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정복 시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21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45분간 알현했다. 교황은 오르반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해준 데 감사를 표했고, 오르반 총리는 교황을 헝가리로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