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제재는 “헝가리 경제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헝가리투데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공영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EU 제재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항구가 있는 국가는 선박으로 에너지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헝가리 같은 내륙 국가는 전적으로 송유관에 의존한다며 “헝가리로 이어지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EU 지도부의 현 제재안이 헝가리 산업에 중요한 연료·석유 제품을 고갈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EU의 러시아산 석유 금지 조치를 따르려면 시행 기간 1년 연기 대신 5년간의 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헝가리에 대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EU는 미국 등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각종 대러 경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중단한다는 내용의 6차 대러 제재안을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원유를 6개월 안에, 정제 제품은 연말까지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일부 EU 회원국은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금수 제재가 야기할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