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산불로 대피하는 어바인 주민들>
어바인에서 발생한 실버라도 산불이 1만2천여 에이커를 전소시키며 확산되고 있다. 어바인 지역의 한인 등 9천여명의 주민들이 대피길에 올랐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어바인 지역이어서 상당히 많은 한인들도 대피길에 올랐다. 하지만 대부분대피소보다는 인근 호텔이나 LA의 친척이나 지인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대피소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작용했다.
포르톨라 스프링스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대피명령을 받고 귀중품만 챙겨 지인의 집으로 대피했는데 집이 타는지, 언제 복귀할 수 있는지, 복귀하면 가제도구 등 정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머릿속만 복잡하다”고 말했다.
노스 팍에 거주하는 한인은 “퇴근 후 집으로 들어가지도 못해 대피소로 갔지만 이미 정원이 다 찼다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해 존웨인 공항 인근 호텔로 갔지만 객실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오렌지카운티까지 올라왔다”며 “언제 집으로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피경고를 받은 한인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어바인에 거주하는 한인 강씨는 “대피령이 내려지면 바로 대피하라는 대피 경고를 받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코로나 19 사태속에서 불안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인근 지인 집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렇게 큰 민폐가 어딨겠냐며 고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피소를 이용하기도 우려스럽고, 호텔을 이용하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지인 집을 이용하자니 지인에게 미안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한인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던 한인 직장인들은 직장으로 다시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노트북만 달랑 챙겨 집을 나섰는데 막막하다 라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소방국은 일단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리는 산타애나 강풍이 조금 잦아들면 항공 진화작업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진화작업이 시작되면 빠른 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반대로 악마의 바람이 산불을 더 확산시키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