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게 ‘대머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영국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잉글랜드 셰필드 고용 재판소는 이날 토니 핀(64)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웨스트요크셔주 제조업체 브리티시 붕에서 약 24년 동안 전기 기술자로 근무한 토니는 30살가량 어린 상사가 자신을 “뚱뚱한 대머리 X끼”라고 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상사의 발언이 단순히 모욕적 발언을 떠나 괴롭힘 수준에 이르렀는지 심리했고, ‘대머리’라는 표현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토니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협박, 적대, 굴욕, 굴욕, 공격적 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내뱉은 발언”이라며 “그 외 다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탈모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훨씬 더 흔하므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건 본질적으로 성(性)과 관련 있다”며 “여성의 가슴 크기를 언급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여성도 대머리일 수 있으므로 성 차별적 발언이 아니다”고 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머리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훨씬 더 만연하다”며 “‘대머리’라는 발언을 듣는 쪽이 남성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
토니가 제기한 부당해고 소송도 원고 승소 판결했다. 손해배상액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토니는 판결에 대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별로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나를 모욕하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었다”며 “이번 판결이 다른 남성들이 대머리라는 이유로 욕설 듣고 모욕당하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