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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2주년] 누가 5.18을 왜곡했나..그 왜곡의 뿌리

2022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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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부대 계엄군이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시민군 진압 작전을 마치고 도청 앞에 집결하고 있다. 박태홍 뉴시스 편집위원이 1980년 당시 한국일보 사진기자로 재직 중 5·18 광주 참상을 취재하며 기록한 사진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에 즈음해 최초로 공개한다. (사진=한국일보 제공) 2020.05.17. hipth@newsis.com

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2주년을 맞은 가운데 신군부가 당시 퍼트린 선동과 유언비어를 기반으로 한 왜곡과 폄훼 시도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일그러진 신념들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왜곡을 일삼는 상황에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관련법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매년 5월마다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반복되지만 조직화된 왜곡의 구조를 깨트리기 위해선 보다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 방침을 둔 고민이 필요하다. 훗날 역사에 기록될 5월을 맞아 신군부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해온 사례와 이를 맹신하는 세력들을 분석하고 왜곡처벌법을 넘어선 대책 마련에 대한 방향을 세 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5·18이 왜곡과 폄훼에 시달리고 있는 가장 큰 배경에는 신군부의 정권 찬탈을 위한 계획적인 조작이 자리잡고 있다. 전두환의 신군부가 80년 5월의 흔적을 지우고 비트는 과정에서 사라진 목소리들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진상 규명’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15일 5·18기념재단과 연구진 등에 따르면 5·18과 관련한 왜곡은 신군부가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령 확대를 준비하는 과정부터가 시작점이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그 해 5월 10일 일본 내각조사실로부터 ‘북괴 남침설’ 첩보를 입수해 전두환 당시 중앙정보부장 서리에게 보고했다. 같은 날 해당 첩보를 입수한 육군본부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전두환은 당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입수해온 “신뢰할만한 정보”라며 이를 비상계엄령 확대의 중요한 근거이자 지렛대로 활용했다.

이는 결국 최근까지 악용된 허무맹랑한 ‘북한군 침투설’의 기원으로 자리잡았다. 끝내 이 설은 주장을 부풀린 탈북자들의 거짓 증언 등이 탄로나면서 지난 12일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결과 보고회를 끝으로 ‘근거 없음’으로 최종 결론났다.

소총으로 무장한 시민군이 1980년 5월 23일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는 외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태홍 뉴시스 편집위원이 1980년 당시 한국일보 사진기자로 재직 중 5·18 광주 참상을 취재하며 기록한 사진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에 즈음해 최초로 공개한다. (사진=한국일보 제공) 2020.05.17. hipth@newsis.com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도 신군부의 진실 왜곡은 이어졌다.

1980년 5월 19일 신군부가 헬기에서 뿌린 유인물 ‘시민 여러분!’에서는 ‘외부에서 많은 폭도들이 잠입,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외부에서 잠입한 폭도’라는 대목을 통해 5·18을 ‘북으로부터 온 간첩들의 난동’으로 규정하려 한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신군부는 언론보도 지침을 통해 20일까지 일체의 보도를 통제하다가, 21일부터 신문 등을 통해 광주에서 ‘소요’, ‘난동’,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하게 했다. 언론의 왜곡보도 끝에 신군부는 광주를 탄압해야 할 이유와 비상계엄령을 유지해야 할 명분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시위대가 광주교도소를 습격했다’는 설도 5·18 왜곡의 단골메뉴다. 당시 보안사 출신 수사관들로 이뤄진 전남합동수사단이 쓴 ‘광주교도소 습격기도사건’에는 ‘광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류락진의 처 신애덕과 동생 류영선이 시위에 가담해 교도소를 습격, 복역중인 류락진을 구출하도록 선동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나온다. 교도소 습격설의 시초다.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시민군들의 교도소 습격설이 이어진다. 당시 3공수여단은 5월21일 오후부터 광주교도소와 일대에 배치됐으며, 인근 나들목을 이용해 광주 바깥으로 빠져나가려는 시민군 혹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 계엄군의 이유없는 발포에 대한 근거가 훗날 시위대의 광주교도소 습격설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아가 신군부 세력은 1985~1998년 80위원회, 511연구위원회, 80육군대책위원회, 511분석반 등 각종 군·정보기관 비밀조직을 꾸려 증거 인멸과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주도하기도 했다.

사격·발포 지시와 관련된 군 관계자들의 증언을 삭제시키거나 전투 상보·상황일지를 비롯한 5·18 관련 군 자료도 무수히 위·변조했다. 민간인 사살 기록이나 사망자수를 수정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일부 왜곡 세력들이 인용하고 있는 자료들도 대부분 이때 생산된 것으로, 오늘날에는 각계각층의 조사와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수차례 발표 등을 통해 파훼된 주장들이다.

5·18기념재단은 이 같은 내용들이 포함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과 폄훼 사례들을 수집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재단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5·18과 관련된 역사 왜곡·폄훼 내용이 담긴 허위 조작정보 게시물 155건을 삭제 조치했으며, 178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심의 중이다. 또 전국 18개 도서관에서 ‘전두환 회고록’ 1권 등의 대출금지 조치를 완료했다.

재단 관계자는 “당시 5·18은 철저히 신군부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도구로 쓰였고, 특히 북한군 침투설은 신군부의 목적 달성을 위해 꾸며진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왜곡”이라며 “5·18을 왜곡·폄훼해 법에 저촉되는 허위 조작정보 게시글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적발된 게시물 작성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법률 검토와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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