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21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텍사스주 유밸디 총격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이 일어난 유밸디 롭 초등학교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총격범인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지난 24일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교실에 있던 학생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이 숨졌다.
텍사스주 유밸디 총격사건은 뉴욕주 버팔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인 18세 남성이 흑인 거주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지 열흘 만에 일어나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함께 학교 앞에 조성된 추모 공간에 꽃다발을 두고 묵념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추모를 마쳤을 때 군중 속에 있던 한 남자가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바이든 부부는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아이들의 사진을 차례로 어루만지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롭 초등학교에서 나온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유밸디에 있는 성당을 찾아 추모 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차이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난사 현장을 찾은 것은 이달 들어서만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4일 버팔로 총격사건 현장을 찾아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백인우월주의를 ‘독과 악’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앤서니 콜리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대 사건’ 검토는 유밸디 시장의 요청에 따라 시작된다며 “그날의 법 집행 조치와 대응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을 제공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과 모범 사례를 식별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교실 안에서 인질극이 벌어지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한 시간 넘게 복도에 대기하면서 참사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의회에서 양당 지도자들은 새로운 총기규제 법안 논의에 지지를 표했지만, 총기 규제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은 지난 2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서 총기 규제 강화 요구를 일축하며 해답은 정신건강 시스템 개선과 학교 경비 강화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총기 소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판매할 수 있는 무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잠재적 위험인물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적기법(red-flag laws)’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으원은 적기법 관련 공화당과의 논의에 진전이 있다며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 이후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적기법 외에 또 다른 총기 난사 사건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더 강력한 신원조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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