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나타난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이 차세대 스마트폰과 앱 구동 분야까지 확산할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과 다른 전자제품 부문의 칩 부족 문제는 대부분 해소됐다. 그러나 이제 생산 장애에서부터 제조 장비 부족에 이르는 문제들이 발생해 세계 양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고객들에게 제때 납품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분석가는 2024년 이후 최첨단 기술을 위해 사용되는 칩의 경우 최대 20% 부족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이르면 내년에 전자 공급망에 문제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분석가들은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및 발전된 형태의 자율 주행과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는데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의 일부는 높은 비용과 기술적 장벽 때문에 삼성과 TSMC, 단지 두 회사만이 가장 최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그러나 TSMC의 고객 중 일부는 제조 장비 부족 문제 때문에 내년과 2024년 생산량을 원하는 만큼 빠르게 늘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문제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 장비는 예상보다 더 늦게 도착하고 있으며 신규 주문에 대한 생산 도입 시점은 재료가 되는 덜 발달한 칩의 부족으로 인해 2~3년 뒤로 연기됐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세계 2위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CNN은 “수원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되는 측정치인 4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해 만든 칩의 수율이 예상보다 느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은 삼성전자가 낮은 수율로 인해 올해 약속한 만큼의 칩을 공급하지 못했고, 이에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들이 경쟁사인 TSMC에 차세대 칩 주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1나노미터, 즉 10억분의 1m는 머리카락 한 가닥 너비의 10만분의 1정도다.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더 새롭고 진보된 칩이며 단일 실리콘 웨이퍼에서 만들 수 있는 칩의 수가 많아진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분석가와의 통화에서 “삼성은 4나노미터 공정의 수율을 높이는데 지연이 있었지만 이제 기대되는 수율 개선 곡선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까지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를 이용한 세계 최초 3나노미터 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고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퀄컴은 수년 동안 여러 제조업체로부터 칩을 조달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퀄컴 대변인은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TSMC가 필요로 하는 장비 중 상당수는 구형 칩 제조에도 사용되며 중국을 포함해 수요가 많다.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은 일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장비 제조업체들이 중국 고객들의 요구를 보다 신속하게 충족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지 않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노력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향후 성장 계획에 미칠 영향을 막기 위해 장비 제조업체와 협상하기 위한 임원을 파견했다고 WSJ은 전했다.
올해 초 TSMC는 가장 진보된 칩을 제조하기 위한 기계를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 ASML 홀딩 N.V.로부터 더 많은 장비를 얻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TSMC 측은 전했다.
ASML 대변인은 이에 현재 수요가 회사의 주문 소화 능력을 능가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기존 시스템에서 더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