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승용차를 타고 인도로 돌진해 한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총 11명의 사망자를 낸 자칭 ‘인셀'(비자발적 독신주의자)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 남성 가해자는 단 한 번도 이성 친구를 사귀지 못한 이유가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분노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13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토론토 고등법원은 여성에 대한 증오를 이유로 렌터카를 이용해 11명을 숨지게 한 알렉 미나시안(29)에게 11건의 1급 살인 혐의와 15건의 살인 미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가석방 신청 제한 기한은 25년이다.
앤 몰로이 판사는 “사건 당시 사망자는 10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 한 명의 부상자가 사망하면서 이 여성을 11번째 희생자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나시안의 가석방을 25년으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25년 후 그가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가석방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25년형이 아닌 종신형”이라고 강조했다.
가석방 제한이 25년으로 선고된 것은 지난달 있었던 캐나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각각 6건의 살인과 살인 미수 혐의의 알렉상드르 비소네트에게 법원은 가석방 제한 조건을 각각의 혐의에 적용해 합산하여 150년을 선고했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각각의 혐의에 대해 가석방 기간을 합산하여 책정하는 것이 위헌이며 잔인하고 이례적인 처벌”이라고 판결하며 25년으로 감형시켰다.
2018년 4월23일 25살이던 미나시안은 렌터카를 몰고 고의적으로 토론도 북단의 혼잡한 인도로 돌진해 한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게 하고 16명을 다치게 했다.
범행 전 그는 ‘비자발적 독신주의자’를 뜻하는 인셀 남성들이 이용하는 극단적인 남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이성과 활발한 만남을 갖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웃는 것 같았다”며 스스로를 매우 폭력적인 ‘여성혐오자’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체포된 이후 미나시안은 -“지금까지 이성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본 적이 없다”며 “더 많이 공격하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0명의 사망자를 낸 것에 대해서도 “임무를 다한 것 같다”며 반성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토론토 법원은 선고에 앞서 목격자와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이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재판이 진행됐던 가운데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가해자를 직접 마주하게 되는 첫 번째 기회였다.
피해자들과 사건 당시 느꼈던 공포와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해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유족들은 당시의 기억이 끔찍하고 공포스럽다며 미나시안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사망한 11번째 희생자의 조카는 “이모는 테러 이후 전신이 마비됐고,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었다”며 “3년 반에 걸친 고통스러운 죽음”이었다고 증언했다.
몸에 맞지 않는 회색 양복을 입고 재판에 참석한 미나시안은 선고 공판 내내 입을 다물고 바닥만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