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인플레이션의 급등 속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정유사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직접 서한을 보내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CNN, CNBC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엑손모빌·셸·BP·셰브런·필립스66·마라톤 페트롤리엄·발레로 등 7개 석유 기업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과 그 가족이 겪고 있는 극심한 재정적인 고통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된 책임이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70달러 이상 올라 기록적으로 높은 정유사의 수익률이 이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기업들은 휘발유와 경유, 기타 정제 제품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방출 등을 거론하며 정부가 “조만간 정유 시설과 생산량 증가를 위한 모든 합리적이며 적절한 연방정부의 도구와 비상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정제 부족이 글로벌 도전이자 관심사라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사태 후 정제 능력이 떨어진 점도 유가 상승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엑 긴급회의를 열고 국가 석유위원회와 접촉을 지시했다면서, 2020년 이후 정제 능력 감소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서 진행한 인플레이션·공급망 관련 연설에서 “엑손은 올해 신보다 더 많이 돈을 벌었다”며 비꼬며 휘발유 가격 상승 책임을 돌렸다.
석유 회사들이 시추를 하지 않는다며 “왜 시추를 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그들은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엑손을 향해 “투자를 시작하라. 당신의 세금을 내기 시작하라”며 공급 확대를 압박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국면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 전력 휘발유 가격은 10일 기준 레귤러급 기준 무려 갤런 당 4.98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6%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가 상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또 다른 악재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서한이 유가 상승 책임을 기업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노력 확대라고 풀이하며 “유가 상승은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