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는 경제 분야 주요 부문 지표들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달 미국 전역의 주택 착공 건수가 전달보다 14.4% 급감한 155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여만의 최저치다.
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제조업 활동 지수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미 상무부가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며칠간 2분기 성장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미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집계하는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분기에는 미국의 GDP가 1.5%(연율) 감소한 바 있다.
WSJ는 이 수치들에 대해 지속적인 공급 부족,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냉각시키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를 1994년 이후 최대폭인 0.7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WSJ는 “이런 움직임은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뿐 아니라 주택, 자동차 등의 대출 비용이 상승했는데,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5.78%로 올랐다.
경제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자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침체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스탠리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성장이 매우 강했던 시기에서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시기로 옮겨가고 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