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역사상 최초로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연방하원 워싱턴주 제10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같은 민주당의 베스 도글리오 워싱턴주 하원의원과 맞붙어 득표율 58.1%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5일 현재 AP 통신 개표 집계에 따르면, 60%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스트릭 랜드 후보는 14만 3,908표 58.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베스 도글리오 후보는 10만 3,776표, 41.9% 득표에 그쳤다.
AP통신은 스트릭랜드의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 발표했다.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트릭랜드 후보의 한국 이름은 순자.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그동안 한인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의 선거운동 홈페이지에는 당선될 경우 자신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미국인이자, 230년 역사의 의회 역사상 첫 한인 여성이 될 것”이라고 소개돼 있다.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또 노스웨스트 아시안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흑인인 여성이라고 규정하며 “나의 부모는 자녀의 교육과 성적에 큰 관심을 기울였고 그런 면에서 나는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특히 정규 교육을 마치지 못한 나의 모친은 딸이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도록 매우 노력하셨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승리로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연방하원의 첫 한인 여성 의원이자, 워싱턴주의 첫 흑인 하원의원이 됐으며, 김창준 전 하원의원,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제3 선거구) 하원의원에 이어 세번째 한인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어머니 김인민씨와 미군인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릭랜드 사이에서 1962년 9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1살 때 아버지가 버지니아주의 포트리 기지로 배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온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마운트타코마 고교를 졸업한 뒤 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클라크애틀랜타대학에서 MBA를 전공했다.
스트릭랜드 후보는 민간사업 경영자로 활동한 뒤 2007년 타코마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그 뒤 타코마의 시장에 출마하여, 2010년 타코마 시의 제38대 시장으로 당선, 2017년까지 시 역사 최초로 아시아에서 탄생한 시장이자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이 되었다.
시장 임기 동안 스트릭랜드 후보는 실무훈련에 초점을 맞춘 교육 지원, 교통 시설 투자,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이끌었다. 이 노력을 통해 2015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타코마 방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스트릭랜드 후보는 본인의 시정 활동을 통해 “타코마 지역에 40,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의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전국 시 연합회 (National League of Cities) 내 지방정부 소속 여성위원회 (Women in Municipal Government)가 2013년에, 또 국제무역 워싱턴위원회 (Washington Council on International Trade)가 2015년에 표창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스트릭랜드 후보는 시애틀 권역 상공회의소의 대표 겸 CEO를 맡고 있다. 이 조직의 136년 역사 중 유색인종으로서는 최초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워싱턴주 10 지역구를 현재 대표하고 있는 데니 헥 (Denny Heck, 민주) 의원이 부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 출마 포기를 선언한 뒤, 2020년 5월 스트릭랜드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워싱턴주 10 지역구는 퓨젯 사운드 남쪽에 올림피아를 중심으로 타코마 등 시애틀 교외 지역을 포함한다.
지역구에는 9,560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역구를 “확실한 민주당 성향”이라고 표현한다. 스트릭랜드 후보는 지난 8월 11월 열린 예비선거에서 20.5%의 표를 득표하며, 출마한 19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확보하였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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