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뉴욕에서 경매를 통해 9만달러이상을 주고 구매한 샤갈의 그림이 최근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그림 경매사와 주인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술품 수집가 스테파니 클레그(73)는 1994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마르크 샤갈의 그림을 9만 달러에 구입했다.
2008년 그의 그림의 가치는 한 때 10만 달러까지 올랐으나 최근 한 프랑스 감정가는 그 그림이 가짜라며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레그가 2년 전 그가 수집했던 작품들을 팔고자 했을 때 소더비 측은 “샤갈의 그림은 경매에 부치기 좋은 시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며 “샤갈 전문가들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 이 작품을 프랑스로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더비는 30여 년 전 그 그림의 경매를 진행했던 곳이고, 2008년에는 그림의 가치를 10만달러로 평가하며 그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클레그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파리 전문가들은 그가 소유한 샤갈 작품이 가짜라고 판단했고 이제 그 그림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레그는 소더비 측에 항의했지만 그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소더비는 클레그에게 그가 소유한 예술 작품의 향후 판매에 대한 수수료 1만8500달러를 공제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클레그는 인정할 수 없었다.
클레그는 “소더비의 전문성과 평판을 오랫동안 신뢰했었다”며 변호사를 통해 소더비에 17만5000달러를 요구했다.
하지만 소더비는 “클레그의 요구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향후 판매에 제시한 공제는 1994년 당시 그 그림의 판매 수수료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NYT는 “가치 있는 예술품의 진위 여부는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정 방식이 진화하면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동치는 가격은 위험하지만 미술계를 매력적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2005년 경매에서 ‘살바토르 문디’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지며 1175달러(약 153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후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판명되며 2017년엔 4억50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경매사들은 그들의 작품이 진품임을 보증하는 기간을 제한함으로써 불리한 권한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소더비의 경우도 5년간 작품을 보증한다.
클레그는 “1994년 당시 소더비가 이 작품을 설명하고 광고하는 등 자신의 그림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더비 변호사들은 자신들의 기준과 절차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