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보수당 하원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강하게 받아온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7일 정오 “집권 보수당 당대표 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후임 총리 선출 절차가 내주부터 시작될 것이며 후임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 총리 직을 맡아 계속 국정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 의원들 상당수가 존슨이 계속 총리직을 맡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당대표직과 동시에 총리직에서도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일야당 노동당은 보수당 의원들이 존슨을 총리직에서 “끌어내리지 못하면” 의회의 내각 불신임안 투표를 시도해 존슨 총리의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당대표 사임 발표 직전에 기용 의원들의 연쇄 사퇴로 공석이 된 내각 장관급 직 5자리에 새로운 의원들을 임명해 과도정부 수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영국 총리직을 자동으로 차지하는 하원 제일당 보수당(토리)의 당대표 선출 절차는 하원의원들만 출마 자격이 있고 동료 하원의원들의 연속 (인기) 투표를 통해 마지막 남은 2명이 최종 후보로 결정된 뒤 10만 명 정도의 일반 당원들의 우편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보통 이 과정은 2개월이 걸린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서둘러 실시했다가 소신의 ”잔류’ 대신 탈퇴가 우세가 나오자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즉각 당대표서 사퇴했고 과도 총리로서 후임 당대표 및 총리 선출을 관리했다. 테레사 메이 의원이 최종 경쟁자로 맞붙게 된 또다른 여성 의원이 사퇴하면서 일반 당원투표 없이 한 달 반 만에 새 총리가 되었다.
반면 존슨은 2019년 5월 브렉시트 합의안 실패로 메이 총리가 당대표 직에서 사퇴할 때 총리 후보에 출마해 메이 총리의 과도 내각 아래 7월 일반 당원투표에서 승리해 당대표 겸 총리에 올랐다. 당시 최종 경쟁자는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이었다.
보수당 연례 당대회가 10월 예정되어 있어 당대회를 앞당기지 않는 한 영국의 차기 총리는 석 달 뒤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보통 때보다 소요 기간이 한 달 넘게 길다. 그 사이 보수당 반 존슨 세력과 노동당의 총리직 포기 요구가 존슨 총리에게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존슨이 정부직에 임명한 130여 명의 보수당 하원의원 중 60명 이상이 7일 밤 사지드 자비드 의원과 리시 수낙 의원의 정부직(보건장관, 재무장관) 기습 사퇴 후 36시간 동안 정부직에서 사퇴해 존슨의 영국 “정부 기능이 정지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존슨은 보수당 하원의원 360명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정부직 기용 발탁 의사에 응할 것으로 자신하고 ‘과도 정부’ 총리직 유지 카드를 던졌다. 100명 이상이 임명 제의에 응해야 존슨의 새 ‘정부’가 움직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