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팽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라마에 방영된 촬영지가 많은 관광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주말인 지난 23일과 24일에는 낙동강을 끼고 야트막한 들판 위에 솟아 있는 팽나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인파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을 가득 채웠다.
수백년간 동부마을의 수호신이 되어준 팽나무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7·8화에서 ‘소덕동(소박하지만 덕이 넘치는 마을’ 당산나무’로 등장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가 마을을 돌아가는 것으로 노선이 변경될 수 있게 한 주역이다.
드마라에서 소덕동은 도로 건립 계획으로 인해 마을의 존폐 위기를 맞았으나 팽나무가 우영우(박은빈)의 활약으로 막판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인 열할을 했다.
드라마에서 마을주민은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 번 안 연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 번 안 한 사람이 없다’고 표현하며 아름다운 마을과 추억을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드라마를 통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낀 시청자들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전국 각지에서 차를 몰고 팽나무가 있는 동부마을을 찾았다.
이로 인해 평소에는 외지인이 찾지 않는 시골마을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팽나무와 마을 곳곳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마을 주택 담벼락에는 주인공이 좋아하는 돌고래 벽화도 그려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벽화는 마을이장의 딸 윤소정(35)씨가 그렸다.
동부부녀회는 갑자기 늘어난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와 식혜를 제공하며 난생 처음 접하는 손님 대접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동부마을 팽나무는 동산 꼭대기에 홀로 있는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당산나무다.
가슴높이 둘레(흉고 둘레)가 6.8m, 나무 높이(수고) 15.6m, 가지 퍼짐(수관폭) 27m에 달하는 나무의 수령은 400~500년이다.
이런 가운데 창원시는 26일 드라마로 인해 동부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고민에 빠졌다.
부족한 주차시설과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이 부족한 것과 팽나무를 보러 가는 언덕길이 돌길이라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는 또,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한 주민들의 소음 공해와 늘어난 쓰레기 처리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하지만 드라마로 인해 창원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창원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이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조만간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등과 함께 이곳을 찾아 팽나무의 역사·생육상태 등 문화재적 가치를 현장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한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마을의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면 기쁜 일이겠지만,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지금처럼 나무에 접근할 수가 없어져 아쉬울 것 같다”며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인근 주택 개발이 제한되는 등 재산권도 침해돼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전했다.